“다우지수는 5,0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00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꼭 1년 전인 작년 3월 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극심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이런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다우지수는 12년래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6,547.05로 마감했고, S&P 500 지수도 1996년 이후 최저치인 676.53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268.64를 기록하며 2002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S&P 500 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의 최고점에서 무려 881.77포인트(56%)나 떨어졌다. 그리고 1년후. 다우지수는 8일 10,552.52로 장을 마감했고, S&P 500 지수는 1,138.50을, 나스닥 지수는 2,332.21로 장을 끝냈다. 마켓 워치는 “3월 9일이 어린 불(황소)의 1년 생일”이라며 지난 1년간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의 엄청난 상승을 축하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증시는 연방 정부의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월가에 대한 구제금융과 잇단 경기부양조치, 또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금리 덕분에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유로존 지역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아시아 시장이 금융위기의 타격을 덜받고 고성장을 지속한 것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고, 무엇보다 실업률이 당초 예상됐던 11-12%선까지 이르지 않은 채 10%선에서 바닥을 치고 최악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높여줬다. 그러나 문제는 향후다. S&P 자산연구소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분석가는 “보통 경기 침체 직후 첫 해의 랠리는 그 다음해에도 지속된다”면서 “그러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될 지 여부와 함께,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향후 증시 랠리가 지속될 수 있느냐, 아니면 또 다른 슬럼프로 빠져 들어가느냐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이론이 없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실업률이 정점에 달했다고 해도 예전의 경기 회복 국면보다 기업들이 채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실업률 하락은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며 여전히 불안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경기 회복이 그리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경기 재하강(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해있는 상황이고, 올해 말께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등 출구전략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어서 섣불리 향후 1년의 추가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