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대, 트리즈 교육과정 도입 성과

한국산업기술대학교(총장 최준영)가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인 ‘트리즈(TRIZ· Teoriya Resheniya Izobretatelskih Zadach)’를 정규 교육과정에 시범 도입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옛 소련의 겐리히 알츠슐러가 창안한 트리즈는 흔히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으로 불린다. 알츠 슐러는 1946년부터 17년 동안 특허 20만건을 분석, 세상의 모든 문제가 40가지 공식으로 해결된다는 점을 발견, 트리즈 이론을 집대성했다. 산기대는 지난 2007년부터 트리즈의 산업현장 적용 사례 및 사업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산업체 재직자들이 다니는 특별반 위주로 ‘창의적 설계’라는 명칭의 3학점 전공과목을 시범 개설, 트리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트리즈 기법을 적용, 잇단 성과를 내고 있다. 성과에 고무 받은 학교는 트리즈 교육을 일반 학부과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례 1(에어건 분진 발생 해결)=석사과정 3학기에 재학 중인 정석민 씨는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에어건(Air Gun· 공기 분사식 이물질 제거 기구)의 고질적인 분진 발생 문제를 트리즈 기법으로 해결, 특허출원은 물론 올해 양산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에어건을 사용해 장비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문제를 트리즈 기법의 ‘물리적 모순 분석’과 ‘분리의 원리’ 적용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은 뒤 노즐의 공기 유동 가속을 조절, 바람의 흡·배기를 한 개의 압축 컴프레서에 연결된 노즐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호응을 받았다.

◇사례2(정수장 세척용수 950톤 절감)=기계설계공학과 산업체 위탁반 4학년인 김용훈 씨는 수업을 통해 배운 트리즈 기법을 활용, 정수장에서 오염물질을 걸러 내는 여과포 세척용수를 기존(1000톤) 대비 20분의 1 수준(50톤)으로 대폭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창안했다. 김 씨는 정수장에서 여과포 세척에 무려 100개의 고정된 물 분사 노즐이 장착된 세척기를 사용하면서 하루에 1000톤가량의 물을 소모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뒤 트리즈 기법으로 모순을 분석, 트리즈의 ‘동적인 구조 (Dynamics)’를 통해 물 소모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움직이는 노즐’을 고안해냈다.

◇사례 3(분진 걱정 없는 클린룸용 자동화 체인 개발)=시화공단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며 한국산업기술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두진 한신체인 대표 역시 학교에서 배운 트리즈 기법을 자신의 사업장에 적용해 연 50억 원 가량의 신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트리즈에서 기본 아이디어를 얻어 클린룸에서 분진과 소음 걱정 없이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체인 구조를 개발, 상용화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가 개발한 체인 구조는 분진이나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클린룸 내부의 자동화시스템에서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시흥=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