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주, 김정배, 이형도, 손욱, 최상련, 김종구, 이호순, 강두석, 허필견, 박찬식, 김영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벌써 칠순을 넘긴 사람도 있고, 아직 화려한 직함을 갖고 있는 유명인사도 있다. 50대 중반의 조금은 낮선(?) 인물도 보인다. 다양한 환경에서 나름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삼일사회’ 회원이라는 점이다.
삼일사회는 ‘삼성전기를 일으킨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삼성전기 퇴직 임원들의 모임이다. 삼성전기 주소가 수원시 영통구 매탄3동 314번지라는 데 착안한 명칭이기도 하다. 지난 2005년 3월에 발족, 이제 만 5년이 됐다.
대기업 대부분은 퇴직임원 모임이 있다. 하지만 ‘삼일사회’는 그중 가장 끈끈하면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모임으로 꼽힌다. 올해 퇴직한 임원 가운데 박찬식 전 구매물류팀장과 김영덕 전 필리핀생산법인장이 최근 새로 가입, 회원 수도 총 105명으로 늘었다. 회장은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지낸 이형도 씨가 맡고 있다. 공식 활동은 매월 세째주 토요일에 가족동반 등산을 하는 ‘삼토 산행’과 4월부터 10월 사이에 매달 개최하는 이수골프모임 등이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50회 삼토산행으로 한라산을 등반하며 우애를 다졌다. 지난달에는 청계산을 다녀왔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전 회원이 참여하는 골프대회도 개최, 핸디별로 자웅을 겨루기도 한다. 회원간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홈페이지(314.semlove.or.kr)를 통해 신상변화도 공유한다. 혹시라도 회원이 상을 당하거나 자녀 결혼식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한다. 회원 한명이 이사를 하거나 휴대폰 번호 바꾸는 것 하나까지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이명일 삼일사회 간사(삼성전기 고문역)은 “최근 전자분야 경기가 좋아 관련 업계에 있는 회원들의 활동이 왕성한 것이 가장 좋은 소식”이라며 “삼일사회는 삼성전기처럼 가족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수원=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