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9일 “녹색성장법이 성장보다는 규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은 규제 위주로 돼 있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근본 취지에서 벗어나 있다”고 밝혔다. 상의는 이에 앞서 8일 국무총리실과 녹색성장위원회 등에 이같은 문제점 지적을 골자로 개선 건의문을 전달했다.
상의는 건의문에서 시행령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와 에너지 소비 규제의 항목이 85%가량 중복되는 등 이중규제의 전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업계 입장에서 볼 때 하나의 규제만 하는 것이 맞는 정책 방향”이라며 “각 부처에서 일종의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인데 업계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에너지배출량 산정방식에서도 국제기준에 따른 계산법이 있는 데도 별도 장비를 구입해 측정하는 방식을 포함해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시행령이 규제위주로 만들어진다면 투자가 위축되고 수출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으며,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한 생산기지 해외이전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의는 이같은 규제 해소 요청과 함께 자율감축 의지의 일환으로 이달 중 녹색경영추진본부를 설치한다.
또 상의는 중견기업 육성을 통한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 세제 및 수출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중견기업 지원 제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밖에 2012년까지 유예된 법인세율 인하 시기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