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과서·PDPTV·전자교탁 등 초·중·고등학교 교실의 멀티미디어화가 급진전하면서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태블릿PC와의 거리를 20㎝ 이하 가까운 거리에서 사용할 경우 전자파는 물론이고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한 장기적인 피해가 우려됐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원장 천세영)이 9일 공개한 ‘디지털 교과서 활용이 학생과 교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에 의해 확인됐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12개 초등학교에서 디지털교과서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는 가운데 직접 현장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개월 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조사는 디지털교과서를 1년 이상 사용한 초등학교 6학년 4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과 교사·전문가 21명의 포커스 그룹 토의, 전자파·안구증상·손목 증후군·뇌파 등에 대한 측정으로 진행됐다.
안구와 손목 관련 증상의 경우 아직까지 유의미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자파의 경우 교실 내 전자기기가 늘면서 전자파에 대한 노출 위험도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실 내에서 PDP TV나 교사 컴퓨터·전자교탁 등과 가장 가까운 맨 앞줄과 에어컨 옆 자리의 전자파가 가장 높았다. 디지털교과서를 실행하는 태블릿PC와 적정거리인 50㎝를 유지하지 않고 20㎝ 이하로 가깝게 다가갔을 경우 전자파 수치가 훨씬 높았다. 또 심층면접 및 토론 결과, 교사들은 30대가량의 태블릿PC를 동시에 가동하면서 발열로 인한 불쾌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의견을 다수 제시했다. 많은 학생들은 인터넷 접속이 끊김에 따른 스트레스를 가장 큰 심리적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KERIS는 △멀티미디어 교실 환경 관련 표준 사용지침 마련 △태블릿PC 사용시 바른 자세를 위한 전용 책·걸상 지원 △디지털교과서 운영 교사의 교과시간 배분 조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KERIS 학생서비스팀의 박선아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디지털교과서 사용 기간이 짧고 학생들이 집에서도 PC를 많이 사용하는 등 다양한 외부 변인들이 있어 측정에 한계는 있지만 교실 환경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도출한 의미있는 첫 시도였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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