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LCD 팹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행 티켓을 얻기 위해 전사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신청서 제출을 전후해 양 사 수뇌부가 직접 현지를 방문하는 등 막판 뒤집기 혹은 굳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4일 윤종용 상임고문, 최지성 사장, 이재용 부사장(COO)을 비롯한 핵심 수뇌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을 직접 면담했다. 양 측은 향후 장기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서 LCD 공장 승인과 관련한 논의가 오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면담 시기와 성격을 놓고 볼 때 LCD 공장 진출도 대화 주제에 올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이 자리에 배석한 박근희 중국삼성 사장은 그동안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베이징올림픽 후원 등을 통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십명의 태스크포스(FT) 인력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중국 공장 설립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달 신청서 제출 직전, 중국 광둥성을 직접 방문해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와 면담을 갖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LG디스플레이는 해외 LCD 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 진출 전략을 구체화했다는 점과 앞선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권사장은 또 중국 대사를 만나서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으며 중국 정부 핵심 인사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최근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LCD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 승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무급 임원이 현지에서 상주하며 중국 공장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중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 정부가 TV용 LCD 패널에 대한 관세(3%)를 인상할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다가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7세대 이상 공장을 짓겠다고 신청한 기업 8곳 가운데 5곳만 승인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내 기업에게는 1개의 티켓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최선과 선의를 갖고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제는 중국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며 “결과가 발표되면 우리나라와 일본·대만간의 희비가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