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분리된 컴퓨터들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으면서도 소프트웨어나 데이터 등이 일정부분 연결되고 공유되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터넷 연결성을 중심으로한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인 것은 분명하다. PC에 머물던 인터넷 연결성은 스마트폰을 거쳐 태블릿과 TV 등 가전제품으로 급속하게 확대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필연적으로 자본투자와 거대한 인프라 경쟁을 촉발하게 되는데 구글과 애플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과 문화에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컴퓨터 소프트웨어만 클라우드에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사진, 책과 스토리 그리고 음악과 같은 우리가 아는 모든 콘텐츠와 미디어들이 클라우드 위에 올라가게 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떤 문화적, 철학적인 고려가 되어 있는가. 아무리 의도와 내용이 좋았다 할지라도 과거의 문화를 근거로 삼고 있는 집단들의 문화적 가치충돌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구글이 진행하는 도서관의 책 스캔 및 수집과 관련하여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진작에 이런 움직임을 차단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들이 주장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문화에 위협이라고 판단을 했고, 중국 정부는 안보의 차원에서 접근했으며, 미국 정부는 독점이 될 것을 우려했다. 그렇지만 아이디어의 흐름을 막지 않고, 사회의 발전에 있어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렇게 국가가 과도한 규제를 하려는 것에 대해 다같이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여러가지 문화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철학적, 문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대원칙에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특정 회사의 표준 클라우드 밑에서 작동하는 디지털 하늘을 원하지 않으며, 상업적 클라우드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것 말이다. 또 이들의 지나친 권한을 규제하거나 공정한 경쟁이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으며 쉽게 서비스를 옮길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개인정보는 충분히 안전해야 하며,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측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서 컨트롤 되어야 한다. 기존 산업시대 미디어들이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의 진입을 막는 행위도 규제해야 한다.
이런 논의의 중심에는 저작권이 있다. 클라우드 문화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협업하고, 공유하며, 창조하는 것에서 창의성을 증진하고 사회의 가치를 올리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지나친 저작권은 이런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새로운 형태의 라이센싱 방법이 있어야 하며, 이는 개방적인 접근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전 세계 정부들의 과도한 규제 역시 중대한 위협이 된다. 전 세계의 정부에서 이러한 패러다임과 문화의 변화를 인지하고 이를 과도하게 규제하기 보다는 지원할 수 있는 설득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블로거·칼럼리스트 jihoon.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