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역학 콘서트-장영재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미국 오바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처음 1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노후 차량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 일이다. 당시 인터넷 기업 구글은 일주일이면 이 예산이 바닥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통상 경제 정책이란 과거의 경험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데이터 자체가 없다면 첫 시도는 예상을 빗나가기 일쑤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어 패턴이라는 예측 무기를 활용해 아무도 내다보지 못한 수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적립카드 한 장 발급받는 데 연봉을 왜 묻는지, 똑같은 항공편의 똑같은 좌석인데 왜 가격은 천차만별인지, 구글이 난데없이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지, 한때 생산성 꼴찌였던 삼성전자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지….
개개인의 일상 생활에서 무한 경쟁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 환경에 이르기까지 경영학의 원리는 현대인의 삶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단지 경영학의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은 첨단 과학과 결합해 가공할 위력으로 우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경영학의 원리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준다. 일상이나 뉴스를 통해 접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경영학적 방법론과 원리, 학문적 배경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콘서트가 다양한 화음이 어우러져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면서도 즐거움을 주는 것처럼 현대 경영의 여러 주제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이를 통해 경영에 대한 통념에도 도전한다. 경영학이 학자와 기업 경영진만의 학문이라거나 흔히 경영자의 리더십 정도로 오해받는 것은 편견이라는 지적이다. 21세기 경영학은 사람의 감성적 영역과 치밀한 분석을 수반하는 과학으로 무장한, 그야말로 최신 학문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은 물론 경영학 공부에 목말라하는 중소 기업 경영인들에게도 여러 가지 팁을 제공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하기 전에 회사의 자원을 과학적으로 배분하면 구내 식당과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폐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역설한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가 대규모 IT 인프라와 투자, 인력을 요구하는 대기업의 전유물만도 아니란다. 개념만 정확히 알면 중소기업들도 현재 보유한 전산 자원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1만38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