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 스마트폰 등 AP(액세스 포인트)를 필요로 하는 장비가 늘어나면서 주변에서 유무선 IP공유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유무선 IP공유기는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을 여러 대 인터넷과 연결할 때 꼭 필요한 장비지만 무선랜을 이용한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신규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LG상사 액슬러 LGI-IP10000N은 802.11n을 지원하며 이론상 최대 300Mbps 무선 속도를 지원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고 실제로 사용했을 때 300Mbps 속도를 내긴 어렵지만 말이다. 디자인은 블랙 위주로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세 개의 안테나와 2T3R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도 안정적으로 무선 신호를 전달한다.
설치는 정말 간단하다. 요즘 출시되는 유무선 IP공유기가 대체로 그렇듯 별다른 복잡한 설정 없이도 알아서 최적의 성능을 기본으로 끌어낸다. 각종 설정이나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수행하는 관리자 화면도 어렵잖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
성능 테스트는 기존에 사용하던 ipTIME N604M 모델과 간단히 비교해봤다. 어차피 유선 속도에선 거의 차이가 없기에 주로 거실에서 사용하는 노트북과 무선으로 연결했다. 한번은 노트북에 내장된 802.11g 칩셋이 내주는 속도, 또 USB 802.11n 무선 랜카드를 따로 설치해 비교했다.
테스트 결과 802.11n에서 LGI-IP10000N이 조금 더 나았고 802.11g에서는 거꾸로 N604M이 약간 속도가 빨랐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느낌으로는 두 제품 모두 딱히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쉬운 사용법과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능에 비해 끌리는 1%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비슷한 제품이 워낙 많이 출시되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액슬러 공유기를 사용하기 전에 타사 유무선 IP공유기를 이미 쓰고 있던 탓에 둘 사이의 차이 역시 기대만큼 많이 벌어지지 않았던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ipTIME이나 애니게이트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액슬러 브랜드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차별화 포인트가 디자인이 됐든 꾸준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개선이 됐든, 혹은 근본적으로 경쟁사를 앞서는 새로운 기능의 추가가 됐든 개성이 없다면 향후에도 경쟁사 제품 대비 좋은 평가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 듯하다.
액슬러가 차기 모델로 어떤 제품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한방이 꼭 필요할 것 같다. 하다 못해 가격이라도 싸야 구입하지 않겠는가?
김정균 라디오키즈 운영자 http://www.neoearly.net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