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는 이라크 전에서 폭발물 처리를 맡은 미군 특수부대의 활약과 전쟁으로 상처받은 인간상을 그린 ‘허트 로커’를 택했다. 이 영화는 3D 시각효과로 전세계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아바타’를 누르고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음향상과 음향효과상 등 주요 부문의 상을 싹쓸이했다.
특히 아카데미 최초의 여류감독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은 캐서린 비글로 감독은 전 남편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9개 부문에서 경쟁해 완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다. 남우 주연상은 지난 4일 국내에 개봉한 영화 ‘크레이지 하트’에서 컨트리 가수로 열연한 ‘제프 브리지스’가, 여우 주연상은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열연을 보여준 ‘샌드라 블럭’이 차지했다.
아카데미시상식은 미국 영화 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1927년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의 첫 회합에서 36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됐고 1929년 헐리우드의 루스벨트 호텔에서 27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처음 거행됐다. 수상작은 아카데미의 회원이 뽑는다. 전 미국 대통령 레이건이 위원장직을 맡은 배우 조합이나 감독협회, 촬영감독협회 같은 부문별 직능 단체가 있고 특정 실적이 있는 사람이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천된다. 회원의 총수는 6000명이 넘고 최종 투표권은 현역에서 활동하는 400여명의 회원에게 주어진다.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만 아카데미상의 투표권을 가지게 되며 평론가나 신문기자, 극장업자와 팬들은 투표권이 없다.
흔히 아카데미상은 시상식에서 주어지는 트로피의 별칭인 오스카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스카상은 황금상의 색깔과 다르게 개당 제작비는 350달러에 불과하지만 돈 주고도 살 수없는 영예를 누리는 수상자는 한 해 단 24명에 불과하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