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가의 관심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까지 확산되면서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도체 업종 호황으로 반도체 장비주가 달아오른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유출 사건에 이어 반도체 장비 국산화 정책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11일 코스닥 시장이 하락 마감한 가운데 아토·아이피에스 등 전공정 장비 업체들은 대부분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들 업체는 연초 조정장 속에서도 지난달부터 꾸준히 주가가 오르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년전 1400원대에서 거래되던 유진테크는 9880원으로 주가가 8배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2000원 안팎을 오가던 아이피에스는 현재 6350원, 2500원 선에서 주가를 형성했던 케이씨텍도 5150원으로 눈부시게 상승했다.
특히 코스닥이 횡보했던 2월부터 현재까지 아이피에스가 47.33%(4310원→6350원), 유진테크는 22.42%(8070원→9880원), 아토가 15.38%(3900원→4500원) 등 주가 흐름이 견고하다.
전공정 장비업체에 새삼 관심이 큰 것은 각종 호재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 전년대비 두배 이상(112%) 늘어난 1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세화 공정 전환, 웨이퍼 증설 등을 위해 삼성전자다 9∼10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며, 하이닉스 또한 2조3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확정했다.
업계는 부쩍 늘어난 투자금액의 상당 부분 반도체 장비업계에 흘러들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산업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맞춰 장비 국산화율이 유독 낮은 전공정 장비 업체가 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전공정 장비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 장비지만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산화율이 2008년 기준 11.1%로 매우 낮다. 같은해 반도체 패키지 장비와 검사 장비의 국산화율이 41%에 달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
업계는 올해부터 전공정 장비 국산화율이 높아져 지난해 13.5%에서 올해는 15.7% 수준으로 대폭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의 삼성전자 기술유출 사건을 계기로 국내 전공정 장비업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AMAT이 대부분의 전공정 장비를 독식해왔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외국업체와 기술 격차가 비교적 적은 증착장비 업체를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다.
김영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평판면 증착용(PECVD) 장비와 평판면 및 굴곡면 증착용(LPCVD)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아토·유진테크·테스 등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평탄화(CMP) 및 세정장비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케이씨텍의 점유율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홍정모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주들의 상승 랠리는 이미 진행됐으나 여전히 주가수익배율(PER)은 5∼7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 상승여력 높다고 판단된다”며 “주요 전공정 장비 업체들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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