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헬루(71) 텔맥스텔레콤 회장이 세계 최고 부자로 선정됐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갑부에 미국인이 아닌 사람이 선정된 건 지난 1994년 일본 철도 재벌 세이부그룹 총수였던 쓰쓰미 요시아키 이후 처음이다. 헬루 회장 재산은 535억달러(약 60조6400억원)로 2위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의 530억달러보다 5억달러가 많았다. 빌 게이츠 회장은 최근 MS 주식이 50% 올라 지난해보다 재산이 130억달러나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부호자리를 헬루 회장에게 내줬다.
헬루 회장은 1990년대 초 멕시코 통신산업 민영화 과정에서 투자에 성공해 큰 돈을 벌었다. 이후 항공, 유통 등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을 거뒀다. 특히 멕시코에서는 “평생 헬루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제품만 써도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사업의 범위 및 규모가 엄청나다.
‘오마하의 선인’이라는 별칭을 가진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470억달러(약 53조2790억원)로 3위 자리를 지켰다.
포브스는 국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10억달러(약 1조133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갑부들이 지난해 793명보다 218명 증가한 101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들 갑부의 전체 재산규모는 무려 36조달러(약 4경809조원)로 지난해의 24조달러에 비해 5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미국 갑부들이 전체 1011명의 40%인 403명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지만, 중국 재벌도 처음으로 러시아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72억달러(약 8조1620억원)로 100위에 오르는 등 모두 11명이 명단에 포함됐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36억달러(약 4조809억원)로 249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19억달러(약 2조1540억원)로 536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각각 16억달러(약 1조8140억원)로 공동 616위를 차지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