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 막는 `특허관리회사` 생겼다

특허괴물 막는 `특허관리회사` 생겼다

 외국 특허괴물을 막는 토종 특허관리회사가 등장했다.

 11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한국 자본으로는 처음 특허관리회사인 ‘아이피큐브파트너스’가 최근 공식 출범했다.

 정부 모태펀드가 출자해 결성한 ‘KDB특허사업화펀드 1호(운용사 산은캐피탈)’가 전액인 24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 특허관리회사인 인텔렉추얼벤처스(IV) 출신인 민승욱씨가 대표를 맡는 회사는 아이디어·발명과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매입해 이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한다.

 특허 등록이 안 된 아이디어와 발명을 추가 개발(외부 아웃소싱)을 통해 특허 또는 사업화하고, 여러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포트폴리오로 묶어 강력한 핵심기술을 만든다. 특허 등록이 안 된 발명 등은 필요에 따라 국내외에 출원해 라이선싱 사업을 펼친다. 기업을 대신해 외국의 특허 소송을 막는 ‘방어용 특허 매입’ 사업도 진행한다. 특허소송을 통한 수익 창출에는 뛰어들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민승욱 대표는 “우리기업이 보유한 우수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고 이를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소송 등은 지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발명과 특허부문 각 2명 등 4인체제로 초기 활동한다. 아이디어·발명 및 특허 매입을 위한 분석에 곧 들어갈 예정으로 발명부문에서는 아이디어 등의 특허화 및 사업화 가능성을 보게 되고, 특허부문에서는 국내외 출원을 통한 라이선스 사업 및 포트폴리오 구성 등이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허관리회사가 우리 기업 및 연구기관·대학이 보유한 우량 특허의 해외 유출 및 자금부족 등으로 인한 사장을 막고, 동시에 우리 기업의 큰 골칫거리인 특허괴물 등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작년 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R&D 투자 기업 30개사 가운데 90%가 ‘특허괴물의 공격을 받았거나 앞으로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김영민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외국에서 우리의 발명과 아이디어를 매집해 이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며 “지식재산을 관리해본 전문가들이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보유한 아이디어와 특허를 매입해 라이선싱 및 인큐베이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용어설명

인텔렉추얼벤처스(IV)사=마이크로소프트·구글·인텔·소니·애플 등이 주주로 참여한 특허관리회사로, 글로벌 대기업의 특허소송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 설립됐다. 최근에는 특허를 무기로 소송이나 협상을 통해 막대한 배상금을 챙겨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불리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수천억원의 연간 특허 사용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