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TV’ 시장 전망 수치가 제각각이다. 시장 데이터가 조사 업체별로 크게 엇갈리면서 산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 전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요 업체가 목표 판매대수를 경쟁적으로 높게 제시하면서 벌써 3DTV 시장 과열 논란까지 빚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3DTV 시장 규모를 120만대로 예측했다. 이어 내년 412만대, 2012년 912만대로 3년 안에 1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조사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TV·모니터·패널·모듈 등 디스플레이 대표 전문 시장조사 업체. 이에 앞서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3DTV 시장 예상치를 416만대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29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사이트미디어 조사 결과는 더욱 파격적이다. 올해 680만대에 이어 2012년 312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확신했다. 올해 전망치만 놓고 볼때 120만대(디스플레이서치)에서 680만대(인사이트미디어)까지 업체별로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LG전자 측은 “시장조사 전망 자료가 서로 너무 달라 3DTV와 관련해서는 말 그대로 ‘참고용’으로 사용할 뿐”이라며 지금은 사실상 전망 자료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확실한 시장 데이터가 부재하면서 TV업체는 명확한 기준 없이 경쟁적으로 목표 대수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주요 업체의 예상 판매대수만 놓고 보면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680만대)에 육박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3DTV 관련해 200만대 이상을 팔아치우겠다고 밝혔다. PDP 3DTV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파나소닉은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100만대를 예상했다. LG전자도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지만 100만대 이상은 팔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이에 소니는 오는 6월 첫 제품이 나온다며 TV 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25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정식으로 예상 판매대수를 공개한 이들 4개 업체만 합쳐도 이미 650만대를 넘어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장 전망치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체가 너무 ‘의욕적으로’ 목표 대수를 공개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칫 이 같은 과열 경쟁이 거품으로 이어져 실속 없는 주도권 싸움으로 끝나 부메랑처럼 업체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 사장은 “3DTV 시장을 다소 보수적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건전한 경쟁은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밑거름이지만 자칫 출혈 경쟁과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조사업체 `고무줄 잣대` 최대 5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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