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를 육성하기 위해 풍력발전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정보시스템 구축 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풍력발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엔지니어링 해석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설계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과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빅3 조선업체들은 대부분 기존 사업부에서 활용해온 솔루션과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생산설비 관련 시스템이나 풍력 산업에 특화된 해석 프로그램 등은 별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부터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든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ERP와 MES 등 본격적인 정보시스템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ERP의 경우에는 삼성중공업에서 사용했던 기존 SAP ERP 패키지를 적용하는 것으로 최근 결정났으며 곧 개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MES의 경우에는 관련 전문업체를 선정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ERP와 MES 구축 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PLM 솔루션과 설계시스템의 경우 이미 솔루션을 선정한 상황이다. PLM솔루션으로는 다쏘시스템의 ‘에노비아(ENOVIA)’를, 설계시스템으로는 3차원 캐드(CAD) 솔루션인 ‘카티아(CATIA)’를 도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규모는 다르지만 기존 조선사업부에서 필요했던 정보시스템들 대부분이 풍력사업에서도 필요하다”면서 “이미 조선사업부에서 대규모 시스템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풍력 사업을 위한 시스템 개발은 다소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에는 삼성중공업과 달리 기존에 전기전자사업부가 있었기 때문에 풍력사업을 위한 기본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었다. 때문에 전기전자사업부에서 사용해온 시스템들을 최대한 풍력 사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며, 새로 투자되는 부분은 풍력설비용 설계 시스템과 회계시스템 등이다. 삼성중공업는 미국 풍력발전설비 시장 진출을 계기로 올해 말까지 육상용(2.5MW급)과 해상용(5MW) 풍력발전설비를 대상으로 연간 총 200기를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2015년에는 총 800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보해 풍력발전설비 부문에서만 매출 3조원을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8월 풍력발전 업체인 드윈드사를 약 5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한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인수한 업체의 정보시스템 중 낙후된 시스템들을 전면 교체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그리고 풍력발전기 설계에 필요한 다양한 해석 소프트웨어들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사용해온 소프트웨어들과 원격으로 공유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조선해양 김훈주 IT기획팀장은 “국내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원격으로 접속해 고가의 해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독일에서 접속할 경우 속도 문제 등이 우려됐지만 최근 테스트한 결과 안정적인 속도를 보여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생산설비와 관련된 시스템과 각 나라별 회계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회계시스템 등은 별도의 시스템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조선소들의 풍력발전 사업 진출에 따른 정보시스템 구축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