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한홍택)에 남다른 ‘카리스마’를 풍기는 두 인물이 등장했다. 육군에 30여 년간 몸담은 준장 출신 김용환 정책기획본부장(59)과 주 포르투갈 대사를 지낸 정의민(59) 국제협력본부 자문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두사람이 KIST로 출근한 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거침없는 개혁으로 화제를 뿌려온 한홍택 원장이 최근 외부 전문가와 해외 인력 영입에 적극 나선 결과다. 외부 전문가 수혈이 쉽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동시에 원장이 직접 미국 대학에 나가 우수 석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한 채용 설명회도 개최한다.
KIST와 같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정책기획이라는 ‘노른자위’ 조직에 군 스타 출신을 ‘고문’이나 ‘자문’ 등 임시직이 아닌 ‘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97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미 플로리다 공대 경영대학원과 알라바마대 경영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육군에서 유일하게 육군본부·합참·국방부·조달본부·국방기술품질원 등 5개 군 주요기관의 전력 자원 분야를 모두 경험한 제도개선 및 기술기획 베테랑이다.
KIST 국제협력본부에서 해외 협력 분야 자문위원을 담당하게 된 정의민 전 포르투갈 대사도 화제의 인물이다. 정 전문위원은 지난 19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와 인연을 맺은 뒤 스웨덴·베트남·가나·포르투갈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외교관으로 근무해온 ‘외교통’이다. 한 원장 취임 이후 핵심 모토로 내세운‘글로벌 KIST’실현에 정 위원의 풍부한 해외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KIST는 해외 우수 인력 채용도 원장이 직접 미국 유수 대학을 방문해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한 원장은 13일부터 21일까지 6박 9일의 일정으로 미국 시애틀·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샌디에이고를 들른다. 워싱턴대학, UC버클리, UC샌타바버라, UC샌디에고, UC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직원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KIST-미국 설립 논의도 진척시킬 계획이다.
KIST 국제협력본부의 신경호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구상해온 해외 현지 채용 설명회를 이제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올해는 글로벌 KIST 구현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