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게 더 아름답다.’
스토리지 업계가 시스템 공급 확대에서 벗어나 시스템을 효율화해 공급량을 줄이는 ‘더 적게(less)’ 전략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 사이에 시스템 증설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보다 적은 시스템으로 고객의 고민을 해결하는 전략을 내놓았다. 경기침체로 과거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기업의 IT투자 원칙이 비용 절감을 향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성장세가 꺾였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장형 스토리지시스템 시장 규모는 4500억원대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국내 기업이 도입하는 스토리지 용량의 증가세도 내리막길이다. 지난 2006년 국내 시장의 스토리지 도입용량 증가율은 70%대였지만 이후 점점 낮아져 지난해에는 16%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스토리지 업계는 사실상 시장 성장에 초점을 맞춘 사업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지면서 ‘효율화’에 주안점을 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시스템 증설 위주의 이른바 ‘디스크 장사’에서 탈피해 시스템 효율화 과정에서 얻는 부가가치에 승부를 거는 전략이다.
한국EMC는 지난해 본사 차원에서 백업 디스크 용량을 줄여주는 데이터 중복제거 전문업체 데이터도메인을 인수했고 기업의 디지털 문서 보관 환경을 효율화하는 다큐멘텀 솔루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스토리지 비용 절감을 골자로 한 ‘스토리지 경제학’을 마케팅 테마로 제시했고, 한국넷앱은 아예 고객에게 스토리지 디스크 용량 50% 절감을 보장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김백수 한국넷앱 사장은 “요즘 기업 고객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은 비용절감과 혁신”이라며 “이에 맞춰 기업의 스토리지 인프라를 효율화할 수 있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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