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손수 개발 SW, 중기에 무료 배포”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운데)와 연구진이 DIAMOND/IPSAP에서 분석된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하고 있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운데)와 연구진이 DIAMOND/IPSAP에서 분석된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하고 있다.

대학 연구진이 고가의 외산 소프트웨어(SW)를 사용하는 국내 중소업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손수 개발한 SW를 무상 배포키로 했다. 학계 연구 성과를 산업계와 공유하면서 ‘산-학 협력’의 모범사례가 기대된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항공기, 자동차, 선박과 같은 각종 기계와 토목건설, 건축, 전자제품, 부품 등의 설계에 사용될 수 있는 범용 유한요소해석 SW ‘DIAMOND/IPSAP’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SW는 항공기나 로켓, 인공위성 등 복잡한 구조물의 응력과 진동, 열변형 등을 해석해 설계에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범용 엔지니어링 솔루션이다. 가령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를 새로 설계하면 이 SW로 진동이나 열변형 여부를 미리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크고 복잡한 구조물을 해석하고 설계할 때 나스트란(NASTRAN), 엔시스(ANSYS) 등 고가의 외국 SW를 사용한다. 기업이 이런 SW를 사용하려면 1000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한다. 중소기업에 이런 비용 부담은 만만치 않다.

DIAMOND/IPSAP 프로그램은 그래픽 전후처리기인 DIAMOND와 유한요소해석기인 IPSAP으로 구성됐다.

IPSAP은 항공기와 같이 복잡하고 거대한 구조물을 빠른 시간에 정밀 해석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병렬컴퓨팅 기능이 있다. IPSAP은 수백, 수천개의 CPU를 가진 슈퍼컴퓨터에서 효율적으로 구동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적용돼 고성능 병렬계산이 가능하다. 또 고비용의 시험도 일부 대체할 정도로 정밀한 결과를 빠르게 제공한다.

DIAMOND는 IPSAP 해석을 위한 전후 처리용 SW로 사용자 편의를 위해 최신의 리본 타입 GUI를 사용하는 등 직관적인 그래픽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 두 SW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구축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에 설치돼 있다.

김 교수팀은 구조물의 정밀 해석을 원하는 중소기업에 슈퍼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도 구축할 계획이다. DIAMOND/IPSAP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에서도 그 결과를 볼 수가 있어 토목 건설 분야에서 안전성 확인, 선박 등 대형구조물 설계 확인을 현장에서 할 수 있다. DIAMOND/IPSAP은 IPSAP 홈페이지(ipsap.snu.ac.kr)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중소 부품 설계 기업들이 부담없이 범용 엔지니어링 SW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배포를 결정했다”며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SW 활용에 머물렀던 우리나라가 글로벌 SW 생태계 선순환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공개SW 제공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