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그 중에서도 특히 보안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도전해 볼 만한 분야입니다.”
안철수 박사를 보고 보안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임태근 인하대학교 보안동아리 IGRUS 회장(23)은 “주변 사람들이 컴퓨터공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3D업종으로 치부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분야”라고 역설했다.
2000년 창립해 올해로 10살이 된 인하대학교 보안동아리 IGRUS에는 이처럼 컴퓨터 보안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있다. 설립 초기 유닉스(Unix) 시스템 보안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뒀던 이 동아리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로 이제는 시스템, 네트워크, 웹, 암호학 등 컴퓨터 전 분야에 걸쳐 보안을 공부하고 있다.
임 회장은 동아리 신입 회원 모집은 물론이고 올해 진행할 프로젝트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꾸렸던 웹해킹 팀은 직접 중소기업을 방문해 모의해킹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해당 기업에서는 모의해킹 결과 보고서를 받고 상당히 만족해 했다”고 회상했다.
동아리에는 이제 처음 보안공부를 시작하는 초보부터 각종 해킹대회에서 우승하는 베테랑까지 다양한 실력의 회원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실제 지난해 코드게이트 국제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한 박찬암 학생도 IGRUS 일원 중 하나다.
임 회장은 “대부분 보안에 대해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동아리는 보안 연구뿐만 아니라 친목도모에도 기여해야 한다”면서 “실력에 맞게 스터디를 꾸리고 노력한 만큼 실력이 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강조했다. 2008년부터 2년간 동아리를 이끌어온 이종문(24) 전임 회장은 “처우가 나쁘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고 제대로 된 실력과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동아리 활동이 자기계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대학연합 해킹보안 콘퍼런스 파도콘의 집행부로 행사를 무사히 마친 이 전임 회장은 “컴퓨터 보안에 대한 과목이 별도로 없다는 말은 과장됐다”면서 “프로그래밍에서부터 정수론, 대수학, 네트워크, 데이터통신 등 다양한 분야가 보안과 관련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현재의 해킹은 과거와 달리 실생활에 널리 퍼져있고, 사회의 여러 분야와 융합되는 추세”라면서 “과거보다 해킹 공격기법의 수준은 낮아졌지만 공부할 것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또 IGRUS는 인하대학교 정보통신처 소속 침해사고 대응팀(CERT)의 일원으로 교내 전산망에 대한 취약점 점검도 한다. 이 전임 회장은 “취약점이 생각보다 많이 발견되는 편”이라며 “동아리에서 공부한 것을 직접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