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중소SW전문포럼-대기업 중심 구도 흔들 다크호스가 온다

 국내 소프트웨어(SW)업계가 의기투합해 ‘세계 넘버원’의 기술력을 갖춘 SW를 개발하려는 실험이 시작됐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SW기업의 전문포럼을 집중 지원하려는 ‘중소SW전문포럼 지원사업’이 그것이다. 분야별로 3∼7개의 기업이 참여한 웹 표준·비정형 정보·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공간정보(GIS)·SW테스팅·금융 솔루션의 6개 포럼이 마침내 탄생했다.

 과거 중소기업이 특정 사업을 수주하려는 목적에 따라 일회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례는 있었으나 이같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동 제품 개발·연구·출시 △해외 진출 협력 △사업 공동 참여를 추진하는 사례는 전무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출혈경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국내 SW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질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참여했나=참여기업들의 연매출 규모는 5억원에서 200억원대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해당 전문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인지도를 갖춘 강소기업들이다.

 ‘웹표준 솔루션포럼’은 국내 웹 환경의 병폐인 액티브X 문제를 해결하고 웹 표준을 준수하는 SW를 출시한다는 목표로 결성됐다. 오픈데이타컨설팅 등 7개사가 참여했다. SW 품질관리를 위해 ‘테스팅 통합 서비스 연구회’도 발족됐다. 인피닉 등 5개 업체가 참가했다.

 해외 금융IT 시장을 개척하려는 ‘해외 진출을 위한 금융 IT포럼’에는 미래로가는길 등 3사가 모였으며, 지식포털·그룹웨어·실시간 메시징 등의 SW를 보유한 날리지큐브 등 5개 업체는 ‘비정형정보 지능화 서비스 연구포럼’을 결성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전문포럼에는 위세아이텍 등 6개 전문업체가 참여했고, 중소 공간정보 SW기업포럼에는 웨이버스 등 4개 기업이 참여했다.

 ◇기대 효과는=포럼의 성과는 수평적 결합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서 나올 수 있다. 포럼 회원사들은 서로 지분관계가 없는 느슨한 협력구조기 때문에 ‘무늬만 협력’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혹은 힘을 모아 대기업 중심의 수주 구도를 흔들 수 있는 형제기업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후자가 될 수 있다면 지난해 초 160억원 규모의 ‘국가 공간정보 기반시스템 구축사업’과 같은 사례도 사라질 수 있다. 당시 대기업에 대항해 웨이버스·LBS플러스·신한항업·지오매니아·정도유아이티 5개 기업은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입찰에 도전했다. 그러나 결국 대기업이 이 사업을 수주했다.

 포럼이 활성화되면 SW 분리발주의 예외 규정으로 명시된 시범사업의 수주 구도에도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범사업은 적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진될 본사업의 전초전이기 때문에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열기가 뜨겁다. 철저하게 준비한 중소SW전문포럼이 시범경기에 이어 본경기에서도 승리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성공 여부에 따라 정부는 중소SW전문포럼의 지원 건수와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협력 수위가 높아지면 정부가 글로벌 SW기업 육성을 위해 SW업체 간 인수합병(M&A)을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조성한 SW 인수합병펀드(글로벌 SW기업 육성 사모투자펀드)의 ‘보완재’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정열 지경부 SW산업정책과장은 “서로의 강점을 모아 독자적인 패키지SW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기업이 많아 향후 이들 포럼의 수출을 지원하고 기업연합을 넘은 기업결합 형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