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바람 타고 환경규제 몰려온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0년 이후 새로 적용되거나 도입 논의 중인 주요 환경규제

녹색 바람을 타고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

KOTRA는 15일 ‘최근 환경규제 동향 및 2010년 전망’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 고조와 유해물질의 안전성 확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관련 규제 확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환경정책을 명분으로 내세워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녹색보호주의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실례로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독일의 태양광 업계는 견제를 위해 EU 집행위와 독일 연방 정부에 중국산 태양전지 모듈에 대한 덤핑 조사 요청과 함께 태양전지 모듈의 품질보증 기간을 20년으로 정하는 환경규제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미국·일본·호주·캐나다 등에서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규정한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통한 온실가스 규제 강화가 시도될 전망이다.

에너지효율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EU는 에너지 라벨 지침을 강화해 에너지효율 등급을 세분화하고 적용 대상 품목을 수도꼭지 등 에너지 관련 제품에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11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33%, 2013년까지 49% 높인 절전형 TV 규제를 최초로 입법화했다. 이 규제를 계기로 매사추세츠주 등 다른 주에서도 유사 규제 도입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중국도 에너지효율 라벨 부착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유해 물질에 대한 규제 확산도 요주의 대상이다. 이미 신화학물질 관리제도(REACH)를 통해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EU 뿐 아니라 미국·중국에서도 유해물질로부터 안전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EU에서는 혼합 화합물(케미컬 칵테일)에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도 유독물질 규제법 제정 33년 만에 환경청을 중심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제 4차 수출입 엄격제한 유독화학품 목록과 제 5차 오존층 파괴 물질 수출입 제한 목록을 지난해 말 발표하고 2010년 1월 1일부로 시행한 바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구속력 있는 국제적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녹색보호주의 논란도 확대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가 탄소세다. 프랑스 외에 폴란드·벨기에·이탈리아가 탄소관세에 대해 최근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등 회원국이 점차 동조하고 있다. 탄소관세 대신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이산화탄소 비용을 고려한다는 의미에서 ‘탄소포함 메커니즘’이라는 용어도 나올 정도다.

한선희 KOTRA 통상조사처장은 “환경규제는 일단 높은 기준을 충족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양날의 검인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 정보 수집을 통한 사전 대응과 함께 환경 친화 기술 및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