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LED용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도 관련 특수 잡기에 나섰다. LED용 PCB 생산 업체가 늘고, 업체간 모임을 통해 국가표준(KS) 제정도 추진한다. LED가 PCB산업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ED TV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용 PCB를 생산하는 기업이 최근 부쩍 늘었다. 그동안 삼성전기·대덕GDS와 테라닉스 정도만 제품을 생산해 왔으나 LG이노텍·인터플렉스·플렉스컴·코리아써키트 등도 이미 생산에 돌입했거나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비에이치 역시 국책과제를 진행해 연구를 마치고, 연내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련 소재를 만드는 두산전자도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섰다.
LED용 PCB란 휴대폰이나 가전 등에 채택되는 PCB와 달리 방열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말한다. LED가 빛을 내면서 많은 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LED용 PCB 기판에는 메탈소재의 알루미늄 방열판이 사용된다. 방열판으로는 기존 열에 민감한 에폭시 수지 대신 알루미늄을 쓰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녹색의 솔더 레지스트 대신 하얀색의 제품을 사용한다. 특히 LED TV에는 많은 LED가 사용돼 다량의 열을 배출하는 만큼 제품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용 PCB 소재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가로등을 비롯한 실내등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돼 시장은 성장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전자회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LED용 PCB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이보다 시장이 두 배 이상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 업체가 LED TV 생산 비중을 지난해 10%에서 30%대로 늘리는 데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도 LED 조명등 교체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공동으로 국가표준(KS) 제정 작업도 추진한다. 최근 LG이노텍·대덕GDS·코리아서키트·두산전자 등이 전자회로협회와 함께 LED PCB연구회를 발족, 국가표준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가전이나 휴대폰용 PCB 분야에서 뒤졌지만 LED에선 일본보다 앞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관련 표준이 없어 고객사의 요구에 적합한 제품 제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LED용 PCB의 표준이 제정되면 국제 표준화 선도는 물론 산업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