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IT와 환경과의 관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제품 수명주기 관점에서 보면 생산단계, 사용단계, 그리고 폐기단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단계에서 IT와 환경은 연관을 맺고 있다. 실제 컴퓨터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자 부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전력과 원자재, 화학물질과 물이 소모되고 유해한 폐기물들이 발생되며 직간접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증가시킨다. 서버·컴퓨터·모니터·통신장비·데이터센터 등의 냉각장치에 소모되는 전력 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곧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를 의미한다. 보통 사용 중인 PC 하나당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연간 1톤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IT는 환경이나 다름없다.
IT 관련 부품이 유독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 또한 IT와 환경과의 관계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한다. PC와 휴대폰 경우 소비자들은 보통 구입한지 2∼3년이면 구형으로 취급해 폐기하기 시작하고 이러한 폐기물은 대부분 육지에 매립된다. 폐기물에 포함된 유독물질은 곧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킨다. 증가하는 컴퓨터 사용과 빈번한 교체 주기는 갈수록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를 높일 것이다. 이는 IT산업계는 물론 기업가 와 개인에게 환경 보호라는 압력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제품수명 단계에서 친환경적 관리 요구가 증가 할 것이며, 기업의 환경 책임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기업과 기관 구매자들은 제품 공급자에게 제품 생산 과정과 제품 자체에 얼마나 환경 친화적인 요소를 반영하고 있는지 문의하기 시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이나 델(Dell)같은 대형 IT 업체들은 자신의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환경 친화적 제품 생산과 활동을 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날 환경 문제에 있어 IT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으므로 IT가 환경 문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나아가 완전 제거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IT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IT 시스템 자체의 그린화와, IT 시스템을 이용한 그린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 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IT 제품,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의 그린화는 현 시점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다. 그린 IT는 경제적일 뿐 아니라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다. 그린 IT는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온실 가스 배출을 낮추며, 유해 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권장함으로써 환경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한다.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화두인 그린IT는 향후 수년간 매우 중요한 주제로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이며, IT산업에 새로운 우선 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까지 IT산업은 기능과 성능 향상에만 집중되었으며 전력소비나 환경에 대한 우려는 상당부분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IT산업은 이제 IT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제도적 요구 조건에 대응해야 하므로 그린 IT 도입과 실행은 필수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이런 도전을 전략적인 기회로 극복하는 기업이나 국가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 가까운 미래에 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그린 IT에 관한 연구 및 정책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IT 관련 전문가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도전적인 태도와 기대를 가지고 친환경적 정책과 실행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이영수 인천정보산업진흥원장yslee@ii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