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보다 재무적 건전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탓에 납세 분야에서도 신기록을 수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비금융기업 가운데 포스코를 제치고 법인세 납부 실적에서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2009 회계연도 법인세 부담액은 2008년 7883억원 대비 52% 포인트 늘어난 1조1978억원으로 주요 비금융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포스코의 2009년 법인세납부액은 5815억원으로, 2008년 1조6389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두 회사는 각각 2004년과 2006년에 정부로부터 ’국세 1조원 탑’을 받는 등 매년 법인세 고액납부 1, 2위 자리를 놓고 다퉈왔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한·중·일 3국보다 부도 위험성에서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부도 위험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이나 일본 정부보다 낮은 것이다. 해외 채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우리나라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 프리미엄(0.74%포인트)보다 낮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CDS 가산금리는 현재 0.50%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영국(0.68%포인트), 중국(0.62%포인트), 일본(0.59%포인트)보다도 낮은 수치다.
CDS 프리미엄은 외화표시 채권이 거래될 때 발행기관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자가 들어놓는 보험상품의 가산금리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정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낮게 평가되는 셈이다.
과거 1%포인트 안팎이던 삼성전자의 CDS 프리미엄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8년 10월 21일 6.60%포인트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회사채가 국채보다 더 안전하게 여겨지는 ‘역전현상’은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 부채가 크게 늘면서 국가도 파산할 수 있다는 ‘소버린 리스크’가 부각돼 국내 우량기업의 부도 위험이 정부보다 더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