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고루 갖춘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최적의 교육 환경으로 꼽혔다.
16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게임이 학교다’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제임스 폴 지 아리조나주립대학 석좌교수는 “미국은 중국·인도 등 신흥 국가의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 창의적 인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열쇠는 바로 게임”이라고 말했다.
지 교수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과제를 해결해 가는 게임은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 등 미래 인재가 필요로 하는 자질들을 가르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게임 속 캐틱터가 되어 플레이하는 게임의 경험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상황을 인식할 수 있게 해 현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한다. 지 교수는 “지금의 교과서는 단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할 뿐 학생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데는 도움이 못 된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나 지구 온난화와 같이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힌 오늘날의 세계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에도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게임은 이같은 교육 혁명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게임 자체가 스스로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게임은 학습자들에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며 어려운 과정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효과는 더 크다. 그는 “앞으로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표준화된 일자리는 모두 저임금의 개발도상국으로 빠져 나갈 것”이라며 “창의력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 양성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 교수는 이미 미국의 주요 정부기관들이 게임을 활용한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학재단(NSF) 등의 기관에서 80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게임 활용 교육에 투자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다가가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들로 키우기 위한 노력이다. 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사법 제도에 대해 알려 주는 ’우리의 법정’ (Our Courts) 같은 게임은 대법관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이 게임은 현재 미국 각 주 학교의 수업 시간에 채택되고 있으며 이 게임을 플레이한 학생은 사회 과목 성적이 20% 이상 올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게임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전형적 ’베이비 부머’ 세대였던 지 교수는 7년 전 딸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게임을 해 보았다가 푹 빠졌다. 사회학과 언어학 교수였던 그는 이후 게임과 교육 분야를 개척해 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