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팅(rooting)을 아십니까.”
국내에 안드로이드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일종의 해킹에 해당하는 ‘루팅’ 기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루팅은 아이폰의 ‘탈옥(Jail Breaking)’과 비슷한 것으로 이를 통하면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의 최고 관리자 권한을 획득해 다양한 기능을 조정할 수 있다.
16일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에서 루팅을 하는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의 외장메모리 저장과 멀티터치 기능 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현재 안드로이드폰은 애플리케이션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내장메모리에 한정시켰으며 그 용량도 100MB에 불과해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다. 루팅을 통해 관리자 권한을 획득할 경우, 공간을 넓힐 수 있는데다가 외장메모리에도 저장할 수 있게 설정을 바꿀 수 있다.
또한 일부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멀티터치가 하드웨어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이를 차단한 제품들이 있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에서 멀티터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루팅을 통해 이를 해제하는 것이다.
루팅은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애플이 탈옥한 아이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안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루팅한 안드로이드폰이 고장날 경우, 애프터서서비스가 거부된다.
지난 2월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가 출시된 이후 국내 이용자들이 모토로이에 대한 루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루팅에 성공했다는 사례는 없다. 해외에서는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폰 계열인 ‘드로이드’나 ‘마일스톤’은 루팅이 어렵지 않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양한 모토로이를 루팅했으나 실패했다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안드로이드 사용자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루팅 기법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어 조만간 루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승훈 오이지소프트 사장은 “루팅은 안드로이드폰을 이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OS 환경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반면 루팅에 의한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다는 것은 꼭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