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웹, 미디어와 소통으로 크게 양분

스마트폰에서 킬러 서비스로 전망되는 소셜웹서비스의 경쟁 구도가 두 갈래로 분화되는 모양새다. 친구들 간에 재미를 위주로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지향적 서비스와 정보 유통 및 공감을 중시하는 미디어적 서비스로 갈리는 형국이다.

17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마이크로블로그인 커넥팅을 출시하면서 이 같은 구도는 뚜렷해졌다. 우선 커넥팅을 비롯해 NHN의 미투데이와 다음커뮤니케이션즈의 요즘 등 국내 포털 3사의 소셜웹서비스는 관계지향적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NHN에 인수된 뒤 급성장세를 보인 미투데이에는 10∼20대 위주로 생활상의 소소한 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이돌 마케팅의 효과가 크게 작용한데다, NHN의 전략 자체도 미투데이를 정보 유통보다는 재미있는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출시된 다음의 요즘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 커넥팅도 싸이월드 일촌과 네이트온 버디 등을 바탕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로 인맥을 확장하는 기능도 나타나지만, 역시 중심에는 지인 간 의사소통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국내로까지 마이크로블로그의 열풍을 불러온 트위터는 지인 간 소통 역할도 하고 있지만 미디어적 성격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대체로 이용자의 무게중심이 정보 유통과 의견 개진으로 더욱더 이동하는 분위기이다. 미디어 매체를 직접 접하지 않은 채 트위터 내에서 집단지성으로 걸러지고 공유되는 정보와 기사를 소비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관계지향적 소셜웹서비스와 미디어적 소셜웹서비스는 경쟁보다는 각각 다른 욕구를 가진 이용자층을 확보한 채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터앤미디어 이성규 미디어팀장은 “국내 트위터 사용자가 늘어나고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폐쇄적인 사적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인맥을 외부로 확장하고 정보와 공적 담론의 공유와 확산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유입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등장하고 있는 국내 SNS는 퍼블릭 브로드캐스팅 성격을 지닌 트위터와 달리 사적 내부소통의 성격이 강한 만큼 차별화된 사용자층과 포지션을 갖고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사용자 수 측면에선 후자가 포털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크 허브를 등에 업고 오픈했기에 트위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아이폰 도입으로 국내에 충격파가 온 뒤 빠르게 스마트폰이 대세화되는 경향을 감안할 때 이들 소셜웹서비스의 이용층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데다, 위치정보서비스와의 결합으로 서비스 내 네트워크 밀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해외에서 위치정보와 소셜게임에 기반한 포스퀘어의 눈부신 성장세 등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앞으로 출시될 상당수의 스마트폰에서 소셜웹서비스가 주소록과 연계돼 초기화면에 기본으로 탑재되기 때문에 이용 욕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미디어적 측면에서 트위터와 대적할만한 토종서비스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같은 해외 서비스로 지메일을 바탕으로 한 구글 버즈가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관계지향적 소셜웹서비스 분야에서는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 등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들병원 정지훈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은 올해 복병으로 페이스북을 꼽았다. 페이스북은 이미 한국 등 일부 동북아시아지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패권을 차지한 상황이다.

정 소장은 “페이스북은 관계지향적인데다가 미디어 기능, 콘텐츠 등 여러 장점을 가진 서비스”라며 “국내 서비스가 페이스북보다 부가가치를 많이 줄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쟁구도는 올해 안으로 승자가 가닥이 잡히는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 소장은 “네트워크 서비스는 하나로 몰리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