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열전도성 플라스틱](https://img.etnews.com/photonews/1003/201003170022_17105050_1014487176_l.jpg)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각광받고 있지만 여전히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다. LED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식혀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같은 금속 방열판을 쓰는데, 빠르게 열을 빼주려다 보니 방열판의 덩치와 무게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방열 때문에 골치를 앓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가정에 있는 냉장고·에어컨은 물론이고 휴대폰, 컴퓨터에 내장된 칩도 방열 기능에 극도로 신경을 쓴다.
하지만 금속 소재를 쓰게 되면 기본적으로 디자인과 크기·두께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열을 빼내는 방향도 전방위여서 주변 칩 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여기 금속 방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층 진일보한 열전도성 플라스틱이 탄생했다.
MIT 파파라르도 마이크로·나노공학연구소의 강 첸 교수팀은 최근 일반적인 폴리에틸렌 소재보다 열 전도성이 300배 이상 뛰어나고, 단방향 방열이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열전도성 플라스틱 소재들은 기존 플라스틱보다 100배 가량 높은 전도성 수준이었다.
특히 첸 교수팀의 공정 기술은 분자 변형을 통해 기존 폴리에틸렌 소재를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열전도성 플라스틱 소재에 대한 연구는 폴리머에 탄소나노튜브(CNT) 등 새로운 물질을 첨가하는 방식이 주종을 이뤘다. 하지만 폴리머와 다른 물질을 결합할 경우 이종 물질 간 접점에서 전도율 저하가 불가피하다.
첸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원자현미경을 통해 폴리에틸렌 용액에서 섬유질을 천천히 추출한 다음 폴리머 분자를 같은 방향으로 배열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는 열을 가해 섬유질을 뽑아낸 뒤 또다시 그것을 펼치기 위해 열을 가하는 두 가지 공정을 적용했다.
새로운 열전도성 플라스틱 기술은 벌써 폭넓은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냉장고나 에어컨의 무겁고 큰 방열판 대신 이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될 수 있다. 한참 통화하다 보면 달아오르는 휴대폰의 케이스로도, 컴퓨터에 내장하는 칩 패키징에도 유용한 것은 물론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