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산업이 바로 대표적인 미래산업입니다. 세계 최초의 승강기대학이란 자부심을 갖고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굳힐 겁니다.”
이달 초 세계 최초의 승강기산업 전문대학이 경남 거창에서 문을 열었다. 1개 학년당 5개 학과 220명의 학생에게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승강기 기술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과 기술, 그리고 첨단 승강기 설계기술까지 전수하는 전문기술 특성화대학인 셈이다.
게다가 경상남도의 지원 아래 거창군이 전액 출연하여 설립하고,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운영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시도되고 있어 대학사회의 관심도 크다. 이성일 총장은 개교 6개월 전에 취임, 한국승강기대학의 첫 출발을 준비해왔다. 그는 승강기가 우리나라 신성장산업 중 하나인 만큼 대학의 앞날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 국민의 60%가 승강기가 있는 공동주택에서 살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고층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추세라 승강기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승강기산업의 큰 시장이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같은 건물을 걸어서 올라갈 수 있겠습니까? 그만큼 승강기산업과 한국승강기대학의 필요성이 큰 것이죠.”
하지만 ’승강기’란 말 자체에서 풍기는 구식 이미지가 너무 구식인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에 이 총장은 그것이 바로 승강기 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엘리베이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지만 승강기는 기계, 메카트로닉스, 전자, 안전 등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첨단 산업입니다. 100층 높이의 건물에 있는 승강기는 고장이 나서도 안되고 성능이 떨어져서도 안되고 게다가 엄청나게 커야 합니다. 웬만한 기술로는 불가능하지요. 기계설계학과, 전기설계학과, 메카트로닉스학과, 승강기보수과, 안전관리과의 5개 학과를 구성한 것이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이 총장은 졸업생이 취업을 못하면 수업료를 환불해준다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제도도 도입했다.
“우리 대학은 소수 정예 엔지니어 육성이 목표기 때문에 굳이 정원을 늘릴 이유가 없습니다. 정원이 늘어나면 교육의 질이 낮아지고 취업과 재정 부담이 늘어납니다. 저희 대학은 학교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걸 지양합니다. 그 때문에 졸업생 성적 상위 50% 이내인 학생이 취업에 실패하면 수업료를 환불해 준다는 계획이 만들어진 것이죠. 그만큼 전문기술인 육성과 그에 따르는 취업에 자신이 있다는 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는 가급적 학생들을 많이 대면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터뷰 당일도 학생들에게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특강을 했다고 한다. “사실 시설이 아무리 좋다 해도 우수한 학생들이 집에서 떨어진 학교에서 공부하는 건 어려움이 많습니다. 혈기방장한 청년들이 답답하기도 할 거구요. 하지만 저는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게 바로 저희 대학이 세계적인 글로벌 하이테크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생각을 학생들과 계속 공유할 것입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