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욱기자의 백투더퓨처]<2>1727년 3월 20일

[최순욱기자의 백투더퓨처]<2>1727년 3월 20일

 아이작 뉴튼(Isaac Newton) 경. 물리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광학자, 자연철학자이자 연금술사, 신학자인 그를 간단하게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나마 그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는 그의 대표 논문의 제목에 들어 있는 ‘프린키피아(Principia:원리, 법칙)’다.

 대개의 사람들은 ‘사과’ 이야기로 그를 기억하지만 사실 뉴튼의 관심사는 신을 포함한 우주 전체를 아우르고 있었다. 독실한 성공회 신자인 뉴턴은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우주가 움직이는 원리와 법칙을 찾아 평생동안 쉬지 않고 찾아 헤맸다. 그가 사실 자연과학보다 성경 해석이나 오컬트, 연금술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전까지 사람들은 우주를 움직이는 수학적 원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상상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렇게 그가 발견한 법칙들을 모아 1687년부터 발간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엔 근대 과학의 기초이자 근본이 그대로 담겨 있다. 세 가지 운동 법칙과 만유인력에 따른 진공에서의 물질 입자의 운동방식은 말 그대로 과학의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고전 역학이 지금도 괜히 뉴튼 물리학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1727년 3월 20일은 그런 뉴튼이 사망한 날이다. 그의 죽음 이후 거의 300년 가까이 흘렀지만 그의 영향력은 지금에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통해 그가 발견한 프린키피아는 양자역학으로까지 확장되었다. 또한 초끈이론과 같은 최신의 물리학 이론에도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으로 치자면 뉴턴이 큰 밑그림을 그린 이래 수백년간 후세의 과학자들이 거기에 색을 입히고 디테일을 추가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클 H. 하트가 저술한 ‘The 100’에서 예수보다도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뉴튼을 선정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의 발견은 분명 300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미래에도 뉴턴의 영향은 프린키피아에 대한 ‘확신’에서 계속될 것이다. 모든 과학자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언제나 같은 결과를 산출하는 우주의 법칙과 원리의 존재를 믿기 때문이다. 결코 쉬지 않는다(never at rest)라고 표현된 우주의 법칙에 대한 뉴튼의 평생의 정진과 성과는 자연을 탐구하는 모든 과학도들의 가슴 속에서 분명 아직까지 살아 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