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아날로그 공시청 장비 설치 기준을 없애기로 했다. 2012년 이후 건설될 아파트에 대해 아날로그 공시청 장비를 설치토록 한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부터 신규 분양아파트 가격은 공시청 구축에 따른 분양가구의 부담도 가구당 20∼30만원 정도 줄게 된다. 불필요한 지출을 없앤 셈이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3년여에 걸쳐 준공된다. 올 하반기부터 고시 개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2012년 12월 31일 이후에 완공되는 일부 아파트에는 수신조차 할 수 없는 아날로그 공시청 장비가 흉물스럽게 설치될 수 밖에 없다. 개정고시가 이뤄지기 전에 아파트 분양이 됐으며, 또 이미 분양가에 이같은 아날로그 공시청 장비 가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2012년 12월 31일 이후부터 완공되는 아날로그 공시청 장비 설치 기준을 개정하겠다는 것은 잘한 일이다. 이는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는 것은 물론, 서민 주머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수 있는 일이다. 서둘러 개정하기 바란다.
나아가 이미 이같은 공시청 장비 가격을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시킨 곳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통해 분양가구에 돌려주는 예외조항도 필요하다. 2012년 이후 아날로그 TV를 시청할 수 도 없는데 이때문에 돈을 지불했다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다면 나중에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시험방송에 들어간 울진, 강진, 단양 등의 지역과 제주지역 등의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조기 아날로그 종영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지역 공동주택 분양가에 포함된 아날로그 공시청 장비 가격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방통위는 고시 개정을 서둘러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제도 변경에 따라 소수의 피해자가 없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것이 ‘따뜻한 디지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