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 계정시스템 `무중단 이전` 위해 모의 훈련 20여차례 실시

[CIOBIZ+] Case Study- 계정시스템 `무중단 이전` 위해 모의 훈련 20여차례 실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우리은행 계정계시스템 이전 구성도

 지난달 16일 새벽. 당시 신축을 완료하고 가동을 앞둔 상암동 우리금융그룹 데이터센터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시스템 이전 작업인 우리은행 데이터센터 이전 프로젝트가 막 완료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총 7단계에 걸쳐 109일간 진행된 프로젝트였지만 핵심 시스템인 계정계시스템 이전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모든 사람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 2시 드디어 계정계시스템이 정상 가동됐다. 우리은행의 계정계시스템 이전 작업은 재해복구(DR)시스템을 활용한 업무 무중단 정보시스템 이전인 만큼 그 의미가 더 컸다.

◇옛 잠실전산센터 한계…이전 준비 철저=우리금융그룹의 데이터센터 이전 고민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지난 1985년에 설립된 기존의 잠실 전산센터의 데이터센터 필수 시설인 전력시설, 항온항습기 등 여러 시설들이 이미 노후화돼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우리은행을 비롯한 계열 은행들의 사업영역 확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보시스템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우리금융그룹 출범 이후 옛 LG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새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의 데이터센터도 그룹 차원으로 통합해야 하는 이슈가 제기된 상태였다. 따라서 이러한 이슈에 대응하기에는 기존 잠실센터가 공간측면에도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결국 잠실센터를 대체할 새로운 센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를 이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2400여대 규모의 장비를 옮긴다는 것은 매우 복잡한 프로젝트였다. 새로운 데이터센터 신축 설계가 마련되고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때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향후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의 계열사 정보시스템 이전을 위한 고민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때가 2007년 이었다.

우선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실무자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업무별로 정보시스템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특수성을 분석해 유사한 정보시스템별로 그룹핑했다. 그리고 이에 적절한 이전 계획을 마련했다. 당시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통합전산센터 이전 작업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이후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한국IBM과 LG CNS 등을 데이터센터 이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해 또 한번 컨설팅을 수행하고 세부 계획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각종 위험 발생 시나리오를 마련해 이에 대한 훈련도 실시했다. 이때 마련된 위험발생 시나리오는 △시스템 복잡성에 의한 리스크 △이전계획 복잡성에 의한 리스크 △이전 의사소통 복잡성에 의한 리스크 △불가항력적 상황 발생에 따른 리스크 등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수차례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실제 이전 시 발생될 지 모를 장애에 대비해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장애대응 조직을 신속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방안도 마련했다.

◇올 5월 마지막으로 우리증권 이전=우리은행의 정보시스템은 지난해 10월 30일 총 246대의 테스트 장비 이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전이 시작됐다. 이후 단계별로 △자산 및 물류시스템 △리스크관리시스템 △방카슈랑스 및 신그룹웨어시스템 △기업정보 및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시스템 등이 이동된 데 이어 마지막으로 지난달 13일∼15일 설 연휴기간 동안에 계정계시스템이 이전됐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계정계시스템 이전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었다. 은행의 가장 핵심 정보시스템이기도 하지만, 무중단으로 계정계시스템을 이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즉 계정계시스템을 이전하는 동안 분당센터의 DR시스템을 가동해 업무를 대신 처리하도록 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DR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것이 쉬운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것도 실제 환경에서 계정계 업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한다는 것은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우리금융그룹 데이터센터 이전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전용섭 우리금융정보시스템 상무는 “지난 2006년 통합 DR시스템을 가동한 이후 2007년 당시 850개 전 점포를 대상으로 실제환경에서 모의 점검을 한 적이 있다”면서 “따라서 계정계시스템 이전 시 DR시스템을 사용하는 데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할수는 없었다. 전 상무는 “계정계시스템 이전 시 DR시스템 가동을 위해 데이터를 옮기는 훈련을 무려 20여차례나 실시했다”면서 “이를 통해 개념검증이나 정합성 검증을 했다”고 강조한다. 또 “시스템 이전 직전에는 실전 훈련도 3번을 실시했다”면서 “이러한 훈련을 기반으로 DR시스템 전환 시 소요되는 3시간, 다시 주시스템으로 전환 시 필요한 3시간 외에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이전 완료된 우리은행의 정보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4월 중순이면 안정화 기간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에 이어 광주은행의 정보시스템 이전이 완료됐고 곧 경남은행의 정보시스템 이전이 진행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5월에 우리투자증권 정보시스템 이전이 완료되면 우리금융그룹의 데이터센터 이전 프로젝트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때가 되면 최첨단으로 구축한 종합상황실도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미니인터뷰】전용섭 우리금융정보시스템 TIS사업본부장·상무

-프로젝트 성공요인은.

▲실제 시스템 관리자가 직접 오너십을 갖고 이전 작업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외부 사업자에게만 의지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모두 예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오랫동안 시스템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가지고 충분한 준비를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심각한 상황은 단 한 건도 발생되지 않았다.

-우리은행과의 협업은.

▲우리은행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너무나도 잘 이뤄졌다. 우선 우리은행에서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추진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100% 신뢰했다. 이로 인해 보다 준비된 상황에서 시스템 이전을 할 수 있었다. 시스템 이전 계획을 수립할 당시에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마련해서 이 중에 우리은행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상호간의 신뢰가 높아진 것 같다.

-향후 계획은.

▲상암동 우리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는 최첨단 종합상황실이 구축돼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정보시스템 이전이 마무리되면 종합상황실이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종합상황실에는 네트워크, 서버, 데이터베이스, 보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유사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우선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직접 오너십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스템 이전을 위한 프로세스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충분히 훈련을 하면 나머지는 그 프로세스대로 하면 된다. 그러면 큰 문제는 발생되지 않는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