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허분쟁 노출된 中企에 적극 지원을

 지식재산권(특허) 분쟁하면 흔히들 대기업 문제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1000여 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19.3%가 최근 3년간 특허분쟁을 겪었거나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선발기업이 자사의 핵심특허를 경쟁기업의 시장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해외 특허전문기업들의 국내 활동도 활발해졌다. 기업 규모를 떠나 특허 분쟁은 이제 회사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전략이 됐다.

 국내 현실은 열악하다. 대기업과 일부 특허 분쟁 경험을 가진 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 대부분이 아직 특허환경에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자금과 인력 부족 등으로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중소기업은 국내외 지재권 분쟁에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90%가 특허 전담부서는 고사하고 전담인력 한 명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중소기업이 지재권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자체 보유한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 등 지재권이 국내외에서 타인으로부터 침해를 당해 침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반대로 중소기업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 소송을 당한 경우 변호사 비용만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중소기업이 특허 분쟁에 휘말리면 경영에 심각한 피해는 물론이고, 회사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각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가 최근 중소기업 지재권 소송보험 지원제도를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이번 기회에 지재권 관련 분쟁에서 중소기업이 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물론, 중소기업 스스로 국내외 특허정보를 파악하고 전문가 조언을 듣는 등 사전에 분쟁을 예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