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전자, 인도네시아 IT 시장 잰걸음

삼성 LG전자, 인도네시아 IT 시장 잰걸음

 삼성과 LG전자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가전 제품에 이어 휴대폰·노트북 등 IT 제품 점유율도 크게 높여 이를 동남아 지역 전체로 확산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가전 시장은 이미 국내업체가 평정했지만 IT품목 점유율은 다소 미흡한 상황이었다.

 이들 업체가 인도네시아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은 엄청난 성장 잠재력 때문. 인구 2억4000만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인구 대국’인데다, 국토 면적이 우리의 9배에 달한다. ‘G20’ 국가로 해마다 주요 품목의 시장 성장률도 치솟고 있다. ‘한류와 IT강국 효과’로 한국에 대한 국민적인 이미지도 좋은 상황이다.

 가전 시장을 평정한 LG전자는 올해 휴대폰에 사활을 건다. LG는 이미 인도네시아 가전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뤘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9개 제품에서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기록했다. 이들 제품 중에는 LCD와 CRT TV·오디오·냉장고·에어컨 등이 평균 30% 점유율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 등은 아직도 한 자리 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고, 노트북 등 IT제품은 이제 시장을 타진하는 단계다.

 LG는 올해 노키아·소니에릭슨에 뒤처졌던 휴대폰 점유율을 두 자리 이상 올려 놓을 계획이다. LG는 지난해 휴대폰 부문에서 4∼5%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전자 측은 “쿼티 자판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상황을 고려한 특화 제품을 개발하고 저가에서 고가까지 제품 포토 폴리오를 크게 늘려 LG 휴대폰의 점유율을 배 이상 올려 놓겠다”고 말했다. 유통과 서비스 망도 새로 정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주요 제품의 점유율을 크게 높이기로 했다. 삼성에 있어 인도네시아는 성과가 나지 않는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90년대 초반 진출 후 외환 위기(IMF) 여파로 법인이 재철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특유의 영업 관행이 삼성의 문화와 맞지 않은 점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고전하는 배경이었다. 이 때문에 TV·휴대폰 등 주요 제품의 점유율이 글로벌 평균을 넘지 못했다. 그나마 휴대폰이 선전했지만 이 역시 10% 안팎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조직을 쇄신하는 등 분위기를 일신했다. 지난해 하반기 위해 법인장을 포함한 대부분 인력을 교체했으며 사업 전략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삼성전자 측은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시장을 위해 놓칠 수 없는 전략 국가”라며 “조직과 유통 전략을 새로 수립해 올해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