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녹색문화 정착이먼저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003/100323040708_1980572081_b.jpg)
지난해부터 우리는 녹색성장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왔다. 그러나 에너지와 환경을 결합한 ‘그린 이슈’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화석에너지 고갈과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교토기후협약 등 이를 극복해 보려는 시도들 또한 계속돼 왔다.
현 정부 들어 이러한 위기 인식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녹색성장 전략이 수립돼 국가적인 구심점을 갖게 됐다. 이는 에너지환경 문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해 녹색 관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발전시켜 향후 우리나라의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녹색성장 전략을 통해 태양광·연료전지·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발광다이오드(LED)와 그린카 등 관련 녹색산업을 정의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상용화 전략 로드맵을 수립했다. 기업들도 국가 정책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녹색성장 전략이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업 육성 측면과 함께 이를 문화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석탄·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를 바탕으로 자동차·전력·조명·보일러 등 적합한 삶의 방식과 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이 성공하려면 산업 육성은 물론이고 그 산업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 최근 일본의 한 주부가 가정용 연료전지를 집에 설치해 수백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 만큼의 효과를 냈고, 이를 자녀의 환경 교육에도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이는 환경 산업 결과물을 소비자의 실생활에 접목해 새로운 에너지 사용 문화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롱아일랜드에서는 기존 화력발전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중 소비자가 스스로 전력원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많은 주민이 가격이 다소 높은데도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을 선택했다고 한다. 선진국에서 그린 이슈는 서서히 소비자에게 새로운 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다.
녹색혁명은 우선 녹색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친환경 기술과 제품을 생산하고 언론과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녹색생활의 의미를 홍보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또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이 친환경 그린 이슈를 문화로 체득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가정에서도 삶의 방식을 녹색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성공할 수 있다.
결국 전 국민이 참여하는 녹색 문화를 정착시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녹색 제품과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산업 육성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진정한 녹색산업 선진국은 국민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녹색 문화에 정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녹색 선진국은 단순히 산업 현장 혹은 수출 현장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사장 mshinn@fuelcellpow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