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청구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계십니까?’
직장인 김 모씨(38)는 최근 e메일로 날아온 휴대폰 요금 청구서를 열어보고 모르는 증권정보 서비스 이용 요금이 빠져나간걸 보고 놀랐다. 이통사에 문의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매달 3000원의 부가서비스 이용요금이 부과됐으며 이후에는 매달 요금이 올라가 6000원씩 빠져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이통사 고객센터에 관련 서비스에 가입한 사실이 없다고 물었더니 휴대폰 문자로 보내온 이벤트에 참여한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다는 응답을 들었다”며 “휴대폰을 뒤져보니 작년 말에 멀티미디어 문자가 와서 그것을 단순히 확인했을 뿐인데 그대로 가입 처리가 된 것”이라며 허탈했다.
이처럼 본인도 모르는 휴대폰 부가서비스를 통해 요금이 자동이체되고 있는 걸 나중에 청구서를 통해 발견하는 이용자가 상당수다. 휴대폰 부가서비스들이 대부분 몇천 원 수준이라 휴대폰 이용자들이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지만 사용하는지 여부조차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요금은 계속 지불되고 있다.
지난해 이와 같이 휴대폰 가입자들이 사용하지 않고 납부한 부가서비스 사용료는 총 4700억원에 달한다.
이용자도 모르는 부가서비스 사용료가 수천억원 대에 달하는 원인은 대부분 휴대폰을 개통할 때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주는 조건으로 정액요금제를 일정기간 동안 사용토록 하기 때문이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소위 ‘공짜폰’을 받으려면 3개월짜리 몇 개 부가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대부분 기간이 지나면 해지를 신청하면 된다고 안심시키지만 전문 지식이 없거나 잊어버려서 해지를 안 하고 넘기는 사례가 많다. 또, 이통사 콜센터를 통한 ‘이벤트’도 부가서비스 남발의 원인 중 하나다. 콜센터 요원들이 1∼3개월 무료 서비스 이용을 권장하는 것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기간이 지나면 자동 해지가 되거나 문자를 통해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안내없이 기간이 연장돼 자동으로 요금이 청구되는 서비스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부가서비스에 대해서는 요금을 청구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지난 2007년부터 3개월간 부가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KT와 통합LG텔레콤도 일부 정액제 요금은 3개월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 해지나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수많은 부가서비스가 휴대폰 단말기를 교체하거나 무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가입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꼼꼼한 청구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