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을 몰랐을 때는 게임사이트에 접속하면 작동하는 방화벽이 거추장스러웠지만 지금은 보안이 꼭 필요하다는 걸 잘 알게 됐습니다.”
컴퓨터 보안을 더 깊게 공부하기 위해 전자공학과에서 컴퓨터공학과로 전공을 바꾼 정승배 세종대학교 보안동아리 S.S.G(Sejong Security Guard) 회장(23)은 동아리 활동을 하며 보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정 회장은 “지난 해 분산서비스거부(DDoS) 사건때를 떠올려보면 일반인들의 보안 의식이 취약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보안의 중요성을 되새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지난 2000년 해킹보안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주축으로 설립한 동아리다. 초창기에는 각종 해킹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으로 정보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중심으로 운영됐다. 정 회장은 “해커 특기자 전형이 있을 때에는 해당 학생이 가입하는 것이 전통이었다”면서 “해킹 관련 실력이 출중한 선배들이 동아리 밑바탕을 잘 다져놓았다”고 회고했다.
실제 세종대 출신 중 다수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기간 중 각종 해킹대회에서 수상했고, 지금은 국내 유수의 정보보호 관련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S.S.G 회원들은 학기마다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C언어와 리눅스 기초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반드시 실력이 좋아야만 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실력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충분히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전공에 상관없이 들어올 수 있다”면서 “올해도 신입 회원을 받는 중인 데 컴퓨터공학과 뿐만 아니라 타 전공 학생들도 많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유현우(23) 회원은 “선·후배간의 멘토링 제도를 운영해 선배들이 후배들이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매년 특정 주제를 정해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는 S.S.G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남궁재웅(25) 전임 회장은 “지난 해에는 SAVE(Sejong Anti Virus engine)란 프로젝트명으로 백신을 개발했다”면서 “엔진을 개발하고 그래픽환경을 바꾸면서 모듈을 붙일 수 있도록 개선하는 과정에서 안티 바이러스에 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무선랜 보안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무선네트워크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보안 설정이 낮은 무선 AP가 무분별하게 퍼져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구 프로젝트와 별도로 많은 회원들이 학내에서 조교로 일하며 실력을 키워간다. 교수 온라인 학습장을 관리하고, 컴퓨터공학과 서버실등에서 조교로 활동하고 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