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이 19일 열린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겸 회장에 취임하며 팹리스 업계 입성 후 첫 발걸음을 디뎠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씨앤에스를 차량용 반도체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합류했다”며 “반도체 국산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현대기아자동차 재직시 차량용 반도체를 국내에서 수급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벤처기업을 물색하던 중 기술적으로 가장 적합한 업체를 선정해 함께 일해왔다”며 “그때의 인연이 여기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팹리스행(行) 배경을 설명했다. 큰 그림이 무엇인 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대기아차와의 전략적 제휴, 글로벌 전장 업체들과의 사업 논의 등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의선 기아차 부회장은 최근 제네바 모터쇼에서 자동차와 IT의 적극적인 접목을 선언한 바 있다. 여기에 씨앤에스와 현대기아차의 협력에 김동진 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이달 초 씨앤에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시 39억원을 투자해 4%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현재 김 회장 지분은 5.04%까지 늘었다.
앞으로 씨앤에스는 김동진 회장과 서승모 사장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총괄 기획을 맡고, 기술개발과 경영 실무는 서 사장이 담당한다. 김 회장은 “씨앤에스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개발 계약을 맺고 멀티미디어 주문형 반도체(ASIC)를 개발하고 있다. 제품은 신뢰성 검증이 끝나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양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 5년간 이어진 적자를 털고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자기자본 대비 매출액의 회전율이 2회전을 넘을때까지, 즉 회사 경영정상화를 이룰때까지 임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승모 사장은 주총 말미에 “항간에 경영자가 바뀐다는 소문이 있지만, 각자대표 체제가 유지될 것이고 경영권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