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화질평가 방법’이 사실상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앞으로 5년 후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무안경 3D 영상에 관한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22일 독자 개발한 ‘무안경식 3D 화질평가 방법(Optical Measurement methods for 3D displays)’이 국제표준 단체인 IEC 공식 안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3D 영상기술과 관련해 IEC는 총 20개가량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어서 이 안이 통과되면 세계 첫 3D 영상기술 국제표준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기술은 3D 안경을 쓰지 않은 채 TV를 시청하는 무안경 상황에서 3DTV의 밝기(휘도), 시청자들이 느끼는 피로도를 측정, 객관화하는 기술이다. 특히 3DTV 시청 시 어지러움과 피로를 유발하는 이른바 ‘크로스토크’를 측정하는 방법을 비롯해 3D 시야각·화질 번짐에 대한 기술적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삼성은 지난 2008년 11월 IEC에 무안경 방식 3DTV 표준안을 제안했으며 이 표준안은 워킹그룹 실무작업을 거쳐 최종 투표를 앞두고 회원사들이 회람하고 있다.
개발 주역인 이종서 삼성전자 박사는 “3D 디스플레이에 관한 표준은 (세계) 최초가 될 것”이라면서 “최종 승인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70% 정도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 중 하나인 크로스토크(crosstalk·혼신) 등에 관한 수치화 작업이 가능해진다”며 “표준안이 마련되면 공정한 잣대로 소비자가 3DTV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연비기준, 냉장고 소비효율기준 처럼 3D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근 기술표준원 공업연구관은 “우리나라가 3D 관련 기술표준을 선도한다고 봐도 된다”며 “삼성 표준안은 사실상 채택이 돼 세부적인 사항이 완성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기술표준안이 최종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향후 무안경 방식 3DTV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표준화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안경식 3D 화질 측정은 LG디스플레이와 파나소닉이 공동으로 표준안을 마련했으며, 현재 IEC 워킹그룹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