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초고압변압기 시장 뛰어든다

LS산전(대표 구자균)이 현대중공업, 효성이 주도해온 초고압변압기 시장에 뛰어든다.

LS산전은 내달 2일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초고압 전력설비 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회사측은 지난 2008년 12월 공장착공에 들어가 총 1630억원을 투자했다. 부산공장의 10만8000㎡(약 3만3000평)부지에는 연간 1만5000㎹ 초고압 변압기, 4만5000톤의 스테인리스 강관을 생산하는 대규모 라인이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LS산전은 국내 중저압 전력기기 시장의 점유율이 62%에 달하는 선두기업이지만 초고압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LS산전의 청주공장은 저압 변압기만 생산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LS산전은 중·저압 변압기 생산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부산공장 준공으로 회사측은 저압에서 초고압까지 전력기기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현재 초고압변압기를 제조하는 국내 업체는 현대중공업, 효성, 일진전기 등이 있다. 연간 내수시장은 약 3000억원, 글로벌 시장규모는 150억달러로 추산된다. LS산전의 진출로 초고압변압기 시장은 ‘현대중공업-효성-LS산전’의 3파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구자균 LS산전 대표는 “부산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효성 등과 경쟁체제를 구축할 것이다”라고 공언해왔다. 초고압변압기는 중저압 변압기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아 LS산전의 수익성 향상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전력설비 교체시기와 맞물려 수출증대도 예상된다. 부산공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라인은 154㎸∼500㎸까지 다양한 제품양산이 가능하다. 한전의 표준 초고압변압기인 154㎸/60㎹A 제품으로 계산하면 연간 250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중공업, 효성 관계자들은 비록 LS산전이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는 입장이다. 초고압 분야 선두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10만㎹가 넘어 LS산전(1만5000㎹)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

LS산전은 초고압 변압기의 양산이 본격화되면 당분간 내수보다 수출시장에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95년 삼성자동차 이래 15년만에 대기업 공장이 부산지역에 설립된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LS산전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액은 6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65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