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탑스 `해병대 극기 캠프` 1박 2일 동행기

광주인탑스 직원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병캠프를 떠났다. 집단 체력 및 고무보트 훈련을 통해 직원들은 단결심과 협동심, 강한 도전정신을 배웠다.
광주인탑스 직원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병캠프를 떠났다. 집단 체력 및 고무보트 훈련을 통해 직원들은 단결심과 협동심, 강한 도전정신을 배웠다.

 불황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쉼없이 계속된다. 비용절감과 신기술 개발, 신규 거래처 확보 등을 위해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뛰어다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헤이해진 정신을 재무장하고 조직의 단결심을 키우기 위해 사설 군대 훈련장을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강도높은 훈련으로 악명(?)높은 해병대 캠프를 떠난 지방 중견기업을 동행 취재했다.<편집자 주>

전자부품 및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업체 광주인탑스(대표 김형태). 이 회사 관리직 직원 70여명은 지난 20일, 달콤한 주말휴식을 반납한 채 광주시 광산구 평동공단 회사로 모두 출근했다. 1박 2일간 충남 보령에 있는 사설 해병대 훈련장으로 극기 훈련을 떠나기 위해서다. 얼굴에는 사뭇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기상관측이래 최악의 황사가 불어오고 강풍주의보까지 내렸지만 이미 두차례 연기한탓에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하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점심은 휴게소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3시간 남짓 걸려 훈련장에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은 얼룩무늬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훈련교관 2명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했다. 간단한 준비운동을 끝내고 10여분 떨어진 훈련장까지 구보로 가는 길, 벌써부터 대열에서 처지는 여직원이 생겼다.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신병교육을 연상케한 집체교육이었다. “일어서” “앉아” “뒤로 취침” “앞으로 취침”이라며 다잡는 교관의 목소리에 직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거나 제대로 동작을 따라하지 못하는 남자 직원들이 속출했다. 여직원들의 비명소리는 점점 울음소리로 변했다.

팔굽혀펴기, 어깨동무 상태로 이동하기, 뒷사람 어깨에 다리얹기, 누워 다리들기…. 2시간 가량 계속된 집체교육으로 직원들은 점점 지쳐갔지만 어느 누구하나 이탈자는 없었다.

집체교육이 끝나기 무섭게 직원들은 5개 조로 나눠 70㎏에 달하는 묵중한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바닷가로 항했다. 극기훈련의 하이라이트인 해병대훈련. 살을 에일것 같은 추위와 강풍속에 직원들은 조별로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를 향해 돌진했다. 당장이라도 집어 삼킬것 같은 높은 파도로 보트는 자꾸 뒤로 밀려났지만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힘차게 노를 저어 목표지점을 돌아왔다.

이상동 공장장은 “궂은 날씨에 참기 어려운 훈련이었지만 끈끈한 동료애와 투철한 도전정신을 보여준 직원들의 모습에서 회사의 발전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후 10㎞를 걷는 야간행군이 이어졌다. 이어 밤 10시부터 워크숍에 들어갔다. 주제는 불필요한 각종 비용을 줄이고 경영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 각 팀별로 새벽 2시가 넘도록 열띤 분임토론를 벌였으며, 다음날 오전 10시부터 발표회를 개최한 뒤 회사로 돌아왔다.

김형태 사장은 “이번 극기 훈련을 통해 직원들에게 강인한 체력과 불가능은 없다는 해병대의 정신을 심워주고 싶었다”면서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임직원들이 더 큰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굳은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