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위기 여파로 움추렸던 반도체 경기가 올들어 회복 양상을 띄면서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에 생산 시설을 둔 패키지·테스트 업체 대부분이 증설 계획을 갖고 있거나 생산 물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광주사업장을 증설한다. 현재 시공 사업자 선정 중이며,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월 2억5000만개에서 약 10% 정도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앰코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기대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 증설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올해 공장 1개 라인, 내년까지 2개 라인을 추가키로 했다. 신규 공장이 건설되면 패키지·테스트 물량은 현재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라인 증설에 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네패스는 올해 지난해에 비해 25% 가량 생산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패키지·테스트 공정을 합해 약 45억원이 투자된다. 네패스는 지난해보다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에 투자액 대비 신규 물량 상승분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네패스에서 생산하게 될 칩 숫자는 월 2000만개에서 2500만개로 확대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중순 이후부터 가시적인 물량 확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패키징 업체인 ASE의 국내 법인인 ASE코리아도 증설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국내 공장 증설 계획이 있다”며 “상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올해 생산량을 늘리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패키지 업체들이 분주한 이유는 최근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1500억개 정도였던 패키지 출하량은 올해 1700억개를 돌파하고 2012년 2000억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182억달러에서 285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반도체업체(IDM) 업체들의 외주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전문 패키지 업체들의 투자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44.7%였던 아웃소싱 비중은 2013년 50.1%가 돼 아웃소싱 비중이 직접 생산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