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해 ‘청색 LED의 아버지’로 불리는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대 교수가 서울반도체 기술고문으로 영입됐다. 나카무라 교수는 미국 1위 LED 칩 업체인 ‘크리’에서 기술고문을 역임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한 바 있어 향후 서울반도체 연구개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나카무라 슈지 교수와 5년간 청색 LED·형광체·패키지와 관련한 기술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으로 그는 샌타바버라대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 서울반도체에 연구개발 컨설팅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나카무라 교수가 LED 칩 관련 전문가라는 점에서 서울반도체 칩 전문 자회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에 많은 자문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나카무라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샌타바버라대 조명연구소(SSLDC)와 LED 조명의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나카무라 슈지 교수는 일본 니치아 근무 당시 청색 LED 칩을 처음으로 개발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가 개발한 청색 LED 칩에 황색 형광체를 결합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백색 LED 패키지가 탄생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붉은색·초록색 LED만이 상용화돼 백색을 구현할 수 없었다.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광원 및 일반 조명으로서 LED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개척한 셈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차기 노벨상 수상자로도 유력시됐다. 지난 2006년에는 기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핀란드의 ‘밀레니엄 기술상’을 받았다. 지난 2004년에는 에디슨·아인슈타인 등이 수상한 벤저민 프랭클린 공학 부문 메달도 획득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이 같은 공로에도 불구하고 보상이 터무니없이 적자, 니치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8억4000만엔을 지급받는 화해 판결이 나자 ‘기술자들이여 일본을 떠나라’고 고언하기도 했다. 이상민 서울반도체 연구소장(CTO)은 “나카무라 교수가 과거 일본 니치아에서 재직하면서 형광체·패키지 관련한 기술도 상당부분 보유했다”며 “전반적인 서울반도체 LED 제품 경쟁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