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구글… 중국에서 철수한 것 맞아?

 구글이 몇몇 예민한 질문을 빼고는 “중국 본토 이용자들이 여전히 사전 검열이 없는 홍콩 우회 사이트(google.com.hk)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24일 전했다.

 제이 난카로우 구글 대변인은 이날 “현재 (중국 본토로부터 홍콩 사이트에 접속하는 게) 막히지 않았다”며 “(홍콩 우회) 사이트를 통해 사진·뉴스 검색과 지(G)메일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러한 설명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색 검열을 피해 누리꾼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한 고육지책인 ‘홍콩 우회 접속체계’가 효력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뜻으로 읽혔다. 홍콩이 중국의 일부이되 지역 정부가 따로 있어 본토와 같은 검열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이용한 선택이 적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 우회 사이트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본토 이용자의 홍콩 사이트 접속이 계속 허용되더라도 ’몇몇 예민한 질문’에 대한 검열이 유지될 것으로 보였다.

난카로우 구글 대변인도 “확실히 민감한 질문들(certain sensitive queries)은 (중국) 이용자를 위해 차단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이 제대로 검색할 수 없는 민감한 질문은 ‘1989 천안문 광장 탄압(Tiananmen Square crackdown)’과 ‘후진타오 국가 주석 아들(후하이펑)의 나미비아 뇌물 수수 의혹’ 등으로 적시했다. 중국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일 개연성도 크다.

 레베카 맥키난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와 관련, “중국 정부 당국이 (구글의 홍콩 우회 사이트에 대해) 이른바 ‘만리 방화벽(The Great Firewall)’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3억8400만명으로 미국 인구 수보다 많다. 미 시장분석업체 이마케터(EMarketer)는 2013년까지 중국 인터넷 이용자가 전체 인구의 61%인 8억4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구글 홍콩 우회 사이트 규제 여부를 주시하며 수익(시장)과 공익(표현의 자유)을 양손에 쥔 구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중국 본토에서 구글차이나(www.google.cn)에 접속해 ‘천안문 탄압’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홍콩 우회 사이트로 우회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문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AP가 전했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바깥에서는 ‘www.google.cn’을 입력하면 홍콩 우회 사이트로 연결된 뒤 ‘천안문 탄압(天安門 彈壓)’ 등을 검색할 수 있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