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재송/반도체 개발 업체들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 `러시’

 <사진설명: 차량용 블랙박스가 운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반도체 개발 업체들의 새로운 수요처가 되고 있다. 사진은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출시한 차량용 블랙박스 및 블랙박스에서 촬영과 녹화 기능을 수행하는 코아로직의 멀티미디어 반도체.>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의 운행 장면을 촬영, 녹화하는 블랙박스가 기존 멀티미디어 반도체의 용처와 기술적인 측면에서 유사하고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여 각 기업들이 블랙박스 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코아로직(대표 서광벽)은 내달 말 새로운 블랙박스 모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제품(모델명: 루시)은 자사의 멀티미디어 칩과 PCB 등이 일체화돼 바로 블랙박스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형태다. 해상도를 기존 WVGA급에서 HD(720p)급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해상도가 향상됐다는 건 영상을 보다 선명하게 녹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전방과 후방 영상의 동시 저장이 가능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아로직 측은 “휴대폰 중심의 사업 구조를 컨슈머 시장으로 전환하는데 일조할 제품”이라며 “기존 제품이 시장에 안착한 만큼 신제품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은 작년 하반기부터 자동차용 블랙박스에 멀티미디어 반도체를 공급하며 실적을 낸 여세를 몰아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에는 현재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된 것도 있어 조만간 100만대 이상 수출이 전망되고 있다. 엠텍비젼은 특히 자회사인 클리어픽셀의 이미지센서를 멀티미디어 칩과 함께 공급하는 것을 타진하고 있어 실적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엠텍비젼 관계자는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한 지역에서 최근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척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CTV용 반도체를 주로 해온 넥스트칩(대표 김경수) 역시 블랙박스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고급형 제품으로 문을 두드린 데 이어 최근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넥스트칩은 영상보안 산업에서 인정받은 카메라 ISP기술과 CPU, H.264 등 최신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온칩(SoC)으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김경수 넥스트칩 사장은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에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추진되는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올 한 해 국내에서만 40만 대의 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업체들간 경쟁도 그 만큼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