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특별시청에 제1기 해커크라트(Hackercrat, 해커 출신 관료)가 등장했다. 과거 해커가 중앙부처 전산 공무원으로 임용되거나 금융권에 입사한 적이 있으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임용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는 최소 연봉 7000만원 이상의 고위급에 해당하는 나급 공무원 자리에 해커 출신 인물을 처음으로 채용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가 우수 인재를 찾기 위해 두 번씩이나 해커 출신의 인력 채용공고를 낸 끝에 이달 초 뽑은 인물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9년 동안 정보보호 실전 경험을 쌓은 신대철 정보보호 분석전문가다.
그는 KISA에서 9년 동안 정보통신 기반 선도 연구·침해사고 대응·정보보호 관리체계 심사원 등 정보보호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 경력을 인정받아 서울시 정보통신담당관 보안관제팀에서 약 1046만명의 서울시민 안전을 지키는 화이트해커가 됐다.
신대철 씨는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의 논리적 보안관제 위주에서 벗어나 교통·상수도·지리·방재 등 물리적 보안관제도 포함한 융합보안을 구현한 곳이 서울시밖에 없어 융합보안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생각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각종 사고로부터 안전하다고 믿도록 하는 게 아니라 대기 중에 있는 산소처럼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민 생명을 지키는 해커크라트가 되겠다”며 “특히, 이탈리아 바티칸시처럼 서울시를 자체 방어력을 가진 도시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완집 서울시 사이버보안팀장은 “해커 커뮤니티 또는 해킹 방어대회 입상 경력 등을 가진 해커 출신보다 실무경력 위주의 화이트해커를 선발했다”며 “향후 가급 공무원 자리인 정보보호 분석전문가 팀장급으로 제2기 해커 출신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