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규제로 논란이 불거진 공직선거법을 상대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을 비롯한 국민 청구인단 147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의 트위터 규제가 국민의 기본권인 의사표현의 자유를 박탈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고 25일 밝혔다.
정 의원은 헌법소원의 취지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트위터를 규제함에 따라 수천명의 국민들이 선거법 위반자로 내몰릴 처지”라며 “표현의 장을 훼손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공직 선거법 제 93조 1항은 위헌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93조 1항에 따르면 선거일 180일 전부터 광고, 인사장, 벽보 등이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 또는 게시할 수 없다. 선관위는 트위터를 ‘그 밖에 유사한 것’으로 해석, 이를 규제한다는 방침을 지난달 발표했다. 헌법소원은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이 변호인단 대표를 맡았으며 국민 청구인단은 지난 2주일간 약 765만원을 소송비용을 모금했다.
백 변호사는 “트위터 규제가 민주주의 축제의 장인 선거에서 국민의 발언을 가로막고 있다”며 “손수제작콘텐츠(UCC) 등 새로운 매체가 나올 때마다 발목을 잡는 공직선거법에 개정에 대해 국회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헌법소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인터넷 상에서의 의사표현을 상시 허용하도록 하는 이른바 ‘트위터 자유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인터넷에서의 의사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 법안은 여야 협의가 필요하지만 4월 임시국회 상정이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청구인단은 정부의 트위터 단속에 맞서기 위해 공직 선거법 93조 1항에 대한 효력정지 및 가처분도 같이 신청했다.
선관위 측은 “헌법소원이 제기되긴 했지만 아직 헌법재판소에 결정이 난 것은 아니므로 현행법의 테두리에서 트위터를 계속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