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LSI)를 생산하는 4라인을 발광다이오드(LED) 칩 공정으로 개조, 삼성LED에 넘긴다.
채산성이 떨어지는 노후시설을 그룹 신성장동력인 LED 생산라인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글로벌 LED기업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삼성LED가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니치아를 확실히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기흥 반도체 4라인을 LED 칩 공정 라인으로 전환, 삼성LED에 이관하기 위해 일부 장비의 개조작업에 착수했다.
식각공정에 쓰는 에처와 검사·세정장비 등은 간단한 변환을 통해 LED 생산용도로 전환하는 한편, 새로 들여놓을 장비에 대해 오는 8월 이전에 발주를 낼 예정이다. 늦어도 연말 안에 LED 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LED 출범 당시에도 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던 3라인을 LED용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3라인이 6인치 웨이퍼 기준 월 4만장 안팎의 생산능력을 가진 데 비해 4라인은 최고 8만장까지 처리할 수 있다.
삼성LED로선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신규 설치를 위한 클린룸 공간을 손쉽게 확보하는 동시에 에피공정 이후 칩 처리 능력도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도 가동된 지 20년이 넘어 수익성이 낮은 라인을 처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부터 150㎜(6인치) 팹인 3·4라인의 용도변경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3라인을 우선적으로 LED 생산시설로 전환했다.
이번 라인 전환과 함께 삼성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관련 시설을 삼성LED로 이관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라인을 매각하게 되면 삼성전자·삼성전기의 지분율(50 대 50)을 현행대로 유지할 수 있다. 삼성LED 출범 당시와 같은 현물출자 방식이라면 삼성전기 지분율이 내려가 양사 간 지분 차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LED는 지난해 서류상 삼성전기 자회사로 출발했다.
다만 4라인에 대한 자산평가는 3라인 출자 때와 다소 차이가 난다. 3라인이 별도의 독립 공장인 데 비해 4라인은 또 다른 비메모리반도체 공장인 5라인과 같은 건물에 있다. 따라서 건물 전체의 소유권을 삼성LED에 넘긴 3라인과 달리, 이번에는 4라인에 속하는 건물 내 공간과 각종 장비의 소유권만을 이전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LED가 상호 조율하고 있으며 용도전환이라는 큰 방향을 이미 설정했으나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삼성LED가 올해 100대 이상의 MOCVD를 발주할 계획이어서 더 이상 라인 전환 시점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