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대안으로 등장한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장치(OTP)가 사용편의성이 떨어져 대중화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OTP는 화면에 뜬 비밀번호가 30초∼1분 간격으로 바뀌며 뱅킹 이용 시 그때 그때 다른 비밀번호를 입력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으로 국제암호기술 중 하나다. 90년대 통신수단인 ‘삐삐’를 연상케 하는 크기에 가격은 5000원에서 1만원 정도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금융권에서 OTP사용을 의무화한 것은 약 5년 전부터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관련법을 근거로 공인인증서 의무를 강조한 것에 대한 대안수단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OPT는 분실 우려가 있고 갖고 다니기 불편해서 소비자들이 외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준두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OTP 하나만 있으면 모든 은행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정작 OTP를 분실하거나 다른 곳에 두고 왔을 때는 모든 은행에서 거래를 할 수 없다”며 “OTP가 보안의 대체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휴대성이 떨어져 대중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이 간과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OTP 이용 시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 이동이 잦은 ‘모바일 라이프’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주연씨는 “언제 어디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이 항상 있는 게 아니다보니 OTP가 없는 상황에서 급하게 모바일뱅킹을 이용해야 될 때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내게 안맞는 보안수단에 돈을 투자하는 일이 없도록 모바일 라이프에 어울리는 다른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영 행정안전부 정보보호정책과 사무관은 “휴대하려면 비용, 인증절차 등 이용자가 감내해야할 것이 많은 것에 비해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며 “소비자의 모바일 생활패턴과 맞는 보안수단으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