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 2차전지 분야 세계 최고 기업될 것"

"박막 2차전지 분야 세계 최고 기업될 것"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게 가장 큰 의미입니다.”

 남상철 GS나노텍 사장(42)은 최근 박막 2차전지 개발을 마치고 양산체제에 돌입하는 것과 관련, 10여년의 연구가 결실을 맺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미개척분야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가졌던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성공하며 거둔 쾌감이 함축된 말이다.

 박막 2차전지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기술진이 뛰어들었지만 아직 성공 사례가 알려진 바 없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일부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나 연구단계에 머문 수준이다. 로케트전기도 박막전지를 만들었지만 충전해 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였다.

 따라서 국내에서 박막전지를 개발해 양산까지 이른 곳은 GS나노텍이 유일하다. 또 이스라엘의 파워페이퍼와 미국의 실리코어가 파우치(주머니) 형태의 박막전지를 개발했지만 1차전지였다. 아직 뚜렷한 경쟁 상대가 없다.

 남 사장은 이와 관련 “미국의 인피니트파워솔루션(IPS)과 심벳, 일본의 지오마텍 등이 개발중이지만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세계 최초로 박막전지를 개발한 것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박막전지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것으로 두깨가 0.1㎜다. 종이보다 얇다.

 고체전지여서 폭발 위험성이 없고 다양한 크기로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가격대도 최소 수십달러에서 최대 수천달러에 이르는 고부가 제품이다.

 GS나노텍은 이번에 개발한 전지를 반도체 공정을 사용해 6월부터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최대 양산 가능 규모는 연간 70만개다.

 남 사장은 “아직 뚜렷하게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용처는 무궁무진하다”며 시장성에 큰 기대를 걸었다. 특히 그가 바라보는 박막전지의 적용제품은 스마트 카드, 전자태그(RFID), 반도체 웨이퍼 등 다양하다. 반도체 웨이퍼의 경우 진공 챔버에서 온도, 진동, 습도 등 공정 정보를 센서를 통해 전달해야 하는 데 이 센서에 2차전지를 부착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반도체의 불량률과 복잡한 공정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의료기구 센서, 인공 고막 등의 의료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충전방식도 진동이나 무선을 통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 사장은 “지난해 말 일본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선보여 당시 일본에서도 신문과 방송매체에 일본을 앞서는 기술로 대대적으로 소개됐다”며 “앞으로 박막전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적 강국으로 도약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